한국GM 노조는 25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9일부터 사측과 교섭을 시작한지 불과 2주 만이다. 노조 측 관계자는 “(2주에 거쳐) 7차례 진행한 단체교섭에서 사측이 노조의 교섭요구안을 들어줄 수 없다는 입장만 고수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중노위가 조정중지(합법적인 파업 권한 부여) 결정을 내릴 경우, 파업 시점은 여름휴가(7월29일~8월2일) 이후가 될 전망이다. 중노위의 결정이 나오는 데는 통상적으로 열흘 내외의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GM 노조는 이날 자체 소식지 ‘임투속보’를 통해 “하기휴가 이후 투쟁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현대·기아차 노조 역시 이보다 앞서 파업권 확보 절차에 돌입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일 교섭 결렬을 선언한 뒤 22일 중노위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이어 24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발생을 결의했다. 오는 29~30일에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양사도 파업시점은 여름휴가(8월5~9일) 이후로 잡았다. 결국 3사의 파업은 8월 이후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추진 중인 ‘실적 정상화’ 과정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장 하반기에도 신차 출시를 앞세운 성장 셈법을 마련 중이지만, 생산 동력이 떨어지면 그만큼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여름휴가 직후 파업이 이어지면 업체별 생산성은 크게 악화될 것”이라며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수록 신차 출시 등을 통한 분위기 개선 효과는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의 차 산업 경쟁력에도 악재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 능력은 지난 2005년부터 11년간 5위를 지켜오다 지난해 인도·멕시코에 이어 7위까지 추락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차 생산량은 2015년 1분기 115만4853대에서 올 1분기 95만4908대까지 줄어든 상태다.
전문가들은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이후에도, 기업의 최소 생산권을 보장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한다고 주장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파업권을 보장하면, 생산권도 보장해야하는 게 당연한 논리”라며 “노동법 개정을 통해 경직도를 떨어뜨리고 유연성을 늘리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