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박경덕 연구팀, '빛-물질 상호작용' 관찰 나노 현미경 개발

2019-07-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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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시톤’ 나노 현미경 개발로 ‘근접장’ 광학현미경 페러다임 전환… Science Advances 게재

울산과기원 박경덕 교수가 나노금속 탐침에서 플라즈몬을 생성시키고 있는 모습.[사진=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 제공 ]

LED나 태양전지와 같은 반도체 소자는 ‘빛과 물질 상호작용’에 대한 물리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여기에는 물체 표면에 머무는 빛(근접장 빛)을 활용해 파장보다 작은 세계를 관찰하는 ‘근접장 나노광학현미경’이 큰 역할을 한다. 여기서 한 발 나아가 빛과 물질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며 관찰하는 방법이 개발돼,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울산에 위치한 연구중심 특수대학인 UNIST(총장 정무영)는 자연과학부의 박경덕 교수가 미국 콜로라도대와 메릴랜드대 연구팀과 공동으로 ‘플렉시톤'(plexciton)을 만들고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 빛과 물질 사이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며 관찰하는 신개념 나노 현미경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플렉시톤은 반도체 내에서 만들어지는 준입자인 ‘엑시톤(exiton)’과 금속 내에서 진동하는 자유전자 덩어리인 ‘플라즈몬(plasmon)’이 강하게 결합한 상태다. 이번 연구에서 플렉시톤 상태에서 방출되는 다양한 빛의 파장을 상온에서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엑시톤은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OLED 같은 발광소자에 쓰이는 준입자로, 빛이 반도체 내부로 들어가면서 만들어진다. 빛이 반도체로 들어가면, 광자(빛의 입자)를 만난 반도체 물질 속 전자가 움직이고 이때 전자가 빠져나온 구멍(정공)이 생긴다. 이 정공이 전자와 결합을 이루는 준입자가 엑시톤인 것이다. 엑시톤이 방출하는 빛을 이용해 소자를 만들 수 있다.

플렉시톤은 엑시톤과 플라즈몬이 ‘강한 결합’을 이룬 상태다. 플렉시톤이 방출하는 빛은 엑시톤과 다른 특성을 가지므로 새로운 차원의 소자를 만들 후보로 꼽히지만, 플렉시톤의 정확한 성질은 아직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다.

박경덕 교수팀은 엑시톤 준입자를 만드는 ‘단일 양자 광원’과 플라즈몬을 발생시키는 ‘금속 탐침’을 이용해 플렉시톤 상태를 만들고 정확히 분석했다. 상온에서 동적인 플렉시톤 상태를 분석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연구팀은 자체 제작한 원자힘현미경(Atomic force microscopy)를 변형한 ‘플라즈모닉 나노 광학 공진기(Plasmonic nano optical resonator)’로 플렉시톤을 생성했다. 이 장치는 기판이 금(Au)으로 이뤄져 있으며, 나노 광학 안테나 역할을 하는 금(Au) 탐침이 장착돼 있다. 이 탐침은 나노미터(nm, 1 nm는 10억 분의 1 m) 단위로 간격 제어가 가능하며, 내부에는 단일양자점(CdSe/ZnS)이 위치한다. 단일양자점에 빛을 쪼여 엑시톤을 만들고, 금(Au) 기판과 탐침의 상호작용으로 플라즈몬이 발생하게 설계한 것이다.

연구진은 플라즈모닉 나노 광학 공진기를 이용해 상온에서 엑시톤과 플라즈몬의 강한 결합을 유도했다. 그 결과, 플렉시톤 상태가 나타났으며 실시간으로 발광특성을 관찰할 수 있었다. 플렉시톤 상태가 되자 단일양자점에서 나오는 빛의 파장이 서로 다른 두 에너지 상태로 갈라졌다. 이는 향후 새로운 광전자 소자로서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분석 장비는 빛과 물질 간 상호작용을 강한 결합 영역으로 유도하고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며 “나노 세계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관찰하는 근접장 광학현미경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고 연구 의미를 짚었다. 이어 “플렉시톤을 생성하고 제어하는 플랫폼을 소자로 응용할 경우, 양자컴퓨터와 정보소자는 물론 초고휘도, 초소형, 초고속으로 파장 제어가 가능한 신개념 디스플레이로 폭넓게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서 발행하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지에 7월 12일자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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