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리브라가 프라이버시와 돈세탁, 소비자 보호 및 재정적 안정과 관련해 많은 심각한 우려를 제기한다"며 "공개되기 전에 철저하고 공개적으로 다뤄야 할 우려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위험의 실체가 적절하게 파악되기만 하면 금융 혁신을 지지하겠지만 페이스북처럼 방대한 플랫폼의 경우 다른 암호화폐와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다. 20억명을 넘어서는 페이스북의 사용자 기반을 감안할 때 리브라가 상당히 폭넓게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우려를 조기에 해소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또 "현행 금융 규제 체계는 디지털 화폐와 맞지 않는다"며 "리브라 프로젝트를 검토할 워킹그룹을 조직하고 전 세계의 다른 중앙은행들과 협력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미국 금융안정감독위원회(FSOC)의 검토 결과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 미국 재무 당국자의 강경 발언은 암호화폐가 마주한 규제 장벽이 점점 높아지고 있음을 강조한다"고 전했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금융 시스템에 힘을 싣기 위한 페이스북의 전면적인 계획에 대한 워싱턴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최대 소셜네트워크인 페이스북은 앞서 지난 18일 자체 암호화폐인 리브라 결제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내년까지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 등에서 리브라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이미 지난해부터 블록체인 팀을 신설, 1년 넘게 암호화폐 서비스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페이스북의 리브라가 암호화폐의 흐름을 주도하면서 시장 지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CNBC는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페이스북이 계획대로 내년 상반기에 리브라를 출시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당장 다음 주에 예정돼 있는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하원 금융 서비스 청문회에서 페이스북 측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계획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마커스는 청문회를 앞두고 규제 당국의 반응을 수집하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