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은 우리가 흔히 즐겨 먹는 음식으로 자리 잡았지만, 예전에는 평민이나 승려들이 주로 먹는 채소에 불과했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이규경이 19세기 중반에 쓴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는 “처음에는 절의 승려들이나 평민들이 먹었는데 점점 호박 먹는 것이 유행하면서 지금은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먹는 채소가 됐다”고 적혀있다. 이익이 쓴 성호사설(星湖僿說)에는 “채소 중에 호과(胡瓜)라는 것이 있는데 푸른빛에 생긴 모양이 둥글며 색은 누렇게 변한다. 큰 것은 길이가 한 자쯤 되는데 잎은 박처럼 생겼고 꽃은 누런 데다 맛은 약간 달콤하다”라고 적었다.
못생긴 늙은 호박은 얼굴이 푸석푸석해 보이는 사람이 먹으면 풍부하게 함유된 베타카로틴으로 인해 피부 탄력을 증진시킬 수 있다. 하지만 늙은 호박이 이뇨작용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에 신장 기능이 약한 사람이나 마른 여성의 경우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한다.
늙은 호박은 호박꿀단지, 호박죽, 호박엿을 만들어 먹거나 졸여서 차로 마신다. 출산한 산모의 부기를 빼는 호박꿀단지 만드는 방법은 늙은 호박의 꼭지 부분을 동그랗게 도려내고 속의 씨를 긁어낸다. 비어 있는 늙은 호박 안에 꿀을 넣은 뒤 도려낸 부분을 막고 큰 솥에 넣어 3~4시간 동안 찌면 늙은 호박 안에 물이 고이는데, 이를 따라 마시면 된다.
호박죽을 만들 때는 늙은 호박은 껍질을 벗기고 숟가락으로 씨를 긁어낸 후 직사각형 2㎝ 크기로 썬다. 냄비에 늙은 호박과 물 2컵을 붓고 늙은 호박이 익을 때까지 끓인다. 믹서기에 늙은 호박과 늙은 호박 삶은 물을 넣고 곱게 간다. 볼에 찹쌀가루와 물 1컵을 넣고 잘 섞는다. 믹서기에 간 늙은 호박과 찹쌀가루를 풀어준 물을 냄비에 넣고 주걱으로 저어가며 끓인다. 찹쌀가루가 익으면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