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차기 총재에 라가르드..."드라기 완화 기조 이어갈 듯"

2019-07-03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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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정상회의, 라가르드 IMF 총재 드라기 후임 내정...ECB 첫 女수장

드라기 통화완화 기조 계승 전망...금리인하, 양적완화 재개 촉각

프랑스 출신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지명됐다. 시장에서는 ECB의 첫 여성 수장이 될 그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사진=신화·연합뉴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럽연합(EU) 정상들은 이날 회의에서 오는 10월 31일 임기를 마치는 드라기 총재의 후임으로 라가르드 총재를 지명했다. 최종 임명을 위한 유럽의회와 유로존 재무장관들의 승인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이난 낸 성명에서 "ECB 총재로 지명돼 영광"이라며 임명 절차 기간에 임시로 IMF 총재직을 내려 놓겠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환영과 지지의 뜻을 밝혔다. 그는 IMF에서 반론의 여지 없는 리더십을 보여준 라가르드 총재라면, ECB도 잘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그녀(라가르드 총재)는 ECB를 위한 자질과 능력을 갖췄다"며 "시장도 그를 신뢰한다"고 거들었다.

올해 63살인 라가르드 총재는 변호사 출신으로 프랑스 재무장관을 지내다 2011년 IMF 수장이 됐다. IMF 총재로 여성이 임명된 것도 라가르드가 처음이었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과 유로존 재정위기가 한창일 때 IMF 수장에 올라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에서는 통화정책 강경파(매파)인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분데스방크) 총재가 드라기의 후임으로 지명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기는 분위기다. 그러면서 라가르드 총재가 드라기 총재의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 때부터 "뭐든 하겠다"며 적극적인 통화부양 의지를 보여준 드라기 총재는 최근 통화긴축 기조에서 선회해 금리인하, 추가 양적완화(자산매입) 등 통화완화 공세 재개 가능성을 예고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와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시장에는 ECB가 오는 9월에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돼 있는 상태다. 모건스탠리는 라가르드 총재가 드라기의 후임으로 지명된 게 ECB가 결국 양적완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시장의 확신을 높여줄 것으로 진단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줄기차게 미·중 무역전쟁, 중국의 성장둔화를 비롯한 글로벌 악재의 역풍을 경계해왔다. 지난주에는 세계 경제가 '러프패치(rough patch)'에 직면할 위기에 처했다며, 중앙은행들의 정책 대응을 주문했다. '러프패치'는 경기회복기의 일시적 침체를 뜻하는 '소프트 패치(soft patch)'보다 경기가 더 나쁜 상황을 말한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에 따르면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글로벌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 부문 책임자는 이날 낸 보고서에서 "라가르드 총재가 유로존 성장 촉진을 위해 재정당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압박하는 동시에 통화정책 면에서는 더 광범위한 비둘기파(온건파) 성향으로 기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라가르드 총재가 시장이 드라기 총재에게 오는 9월에 기대한 통화완화 패키지(기준금리 0.10~0.15%포인트 인하, 월간 약 300억 유로 규모 양적완화)를 지지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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