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대미 투자 확대 요청"…CJ ‘10억 달러 투자’ 화답

2019-06-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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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나 대미 투자에 더욱 탄력적으로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엑설런트(훌륭하다)’를 연창하며 그간 진행했던 투자에 대한 감사 인사도 전했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했던 화웨이 제재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았다.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칭찬과 덕담 섞인 말들만 여러 번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업 총수들과 간담회를 열고 “지금이 (대미) 투자를 확대하기에 가장 적절한 기회”라며 “대기업을 필두로 한 한국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국내 5대 그룹을 포함한 대기업 총수 총 18명이 참석했다. 재계 순위가 아닌, 미국에 많이 투자한 기업 중심으로 초청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기업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총 360억 달러(약 4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단행했다.

이에 대한 감사 인사도 건넸다. 이 과정에서 ‘훌륭하다’는 표현을 4차례나 언급하며 한국 기업을 치켜세웠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을 직접 일으켜 세워 박수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미국에 투자해준 한국 기업들, 그것을 이끌어준 한국 대기업의 총수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를 통해 5만개 이상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달 롯데는 미국 루이지애나에 에틸렌 연간 100만t 생산 공장을 완공했다. 총 사업비만 3조6000억원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신 회장이) 너무 훌륭한 일을 했다”며 “매우 감사하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성과도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한국을 상대로 한 무역적자가 20% 이상 감소했고, 올해부터는 개정된 FTA가 적용되고 있다”며 “(한미FTA는) 양국에 도움을 주는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 쿼터가 2배로 늘어난 점을 언급하며 “미국 완성차 회사들이 기뻐하고 있다"며 "보다 균형 잡힌 무역 관계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재계에서 가장 우려했던 화웨이 제재 동참 관련 언급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는 앞서 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무역협상 재개 관련 합의가 이뤄진 영향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오사카 회담을 계기로 협상은 정상 궤도로 복귀했다"며 "시진핑 주석은 굉장히 강하고 영리하며, 미국을 굉장히 좋아하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반(反) 화웨이 전선에 동참하라는 압박이 있을 거란 전망도 나왔지만, 전혀 없었다”며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회동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일부 기업은 추가 대미 투자 계획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화답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향후 10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되도록 짧은 시간 안에 하겠다”고 언급했다. 신동빈 회장 역시 “추가 대미 투자 방안 몇 가지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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