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날아간 시진핑…무역전쟁 합의안 들고 갔나

2019-06-27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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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트럼프와 담판, 휴전 가능성 제기

G20에서는 보호주의 반대 주장 펼칠듯

시진핑 '방북 성과' 회담에 영향 미칠까

[사진=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담판 장소인 일본 오사카에 도착했다. 두 정상이 무역협상 재개와 추가 관세 부과 중단 등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성과 없이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기업 대출 확대와 금리 인하 등에 나서며 미·중 담판 결렬 및 무역전쟁 장기화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은 시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고 북·미 간에 친서 외교가 재개된 시점에 열려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재개, 관세폭탄 중단 등 합의 나올까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이 탄 전용기는 이날 오후 1시 15분께 일본 오사카 간사이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초청에 응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며 "글로벌 경제와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시각과 주장을 밝힐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은 방일 기간 중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들과의 비공식 회동, 중·러·인도 정상 간 비공식 회동, 중·아프리카 회의 등에 참석한다. 한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와의 정상회담 일정도 잡혀 있다.

무엇보다 29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벤트다.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의 향방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피로감에 지친 국제사회는 양국 간 무역협상 재개와 보복 조치 중단 등의 합의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90% 정도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므누신 장관 간의 3자 통화에서 뭔가 진전이 이뤄졌다는 의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이 무역협상 재개와 추가 관세 부과 자제 등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며 "무역협상이 재개된다면 데드라인은 6개월이 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다만 협상 전략을 즉흥적으로 바꾸곤 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하면 '노 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막상 협상에 임했을 때 시 주석을 비롯한 중국 측의 태도가 뻣뻣하거나 협상안이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담판이 결렬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中, 보호주의 반대 강조하며 우군 결집

중국도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장위옌(張宇燕)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소장은 신화통신을 통해 "글로벌 경제가 직면한 최대 도전은 보호무역주의"라며 "중국은 개방 경제를 견지하고 보호주의에 반대하며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신화통신은 이번 G20 정상회의를 전망하는 보도에서 "개별 국가가 타국의 기업을 멋대로 압박하는 데 대해 중국은 각국과 함께 개방 정책을 견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각국의 기업과 투자자에게 자유롭고 공평하며 차별적이지 않고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세계 2위의 경제체로 비바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개혁을 심화하고 개방을 확대하며 세계 경제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시 주석은 G20 정상회의 기간 중 보호주의 반대 목소리를 내며 러시아 등 우군 결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내부적으로도 오사카 담판 결렬에 대비한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전날 열린 국무원 상무위원회 회의에서 중소기업 대출 확대와 실질 이율 인하, 지식재산권 담보 대출 확대, 고등 교육기관 장학금 확충 등을 지시했다.

경기 하방 압력의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을 지원하고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우수 인재 양성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북핵 문제' 회담 테이블 오를 듯

또 다른 관심사는 한반도 비핵화 이슈다.

시 주석은 지난 20~21일 북한을 전격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회담했다. 구체적인 회담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 주석은 북한이 선택한 노선을 "힘 닿는 한 돕겠다"고 강조했다.

북·중 공조 체제를 과시하며 대미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에 답신을 보내는 등 북·미 간 '친서 외교'를 재개했다.

시 주석이 방북 성과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하고 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의 주도권을 시 주석에게 넘길지는 미지수다.

베이징 소식통은 "양국 지도자가 정치적 이해를 고려해 일시 휴전에 합의할 수 있지만 예단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북핵 이슈의 비중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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