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3일 앞두고 실전에 들어갔다. 이미 은행에서는 효율성을 높이고 근무시간을 줄이는 작업을 해온 만큼 큰 혼선은 없어 보인다. 다만, 업무 축소에 따라 부족해진 인력은 자체 충원보다 외주나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도입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힌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주 52시간 근무제는 지난해 7월부터 도입됐지만 금융업은 '특례업종'으로 분류돼 시행이 1년 유예됐다.
특히 신한은행은 진옥동 행장의 제안에 따라 주 52시간보다 더 단축된 주40시간에 도전한다. 다음달 150여명의 본점 인력을 영업점으로 전진 배치해 인력 공백 없이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영업력은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른 은행들도 주 40시간까지는 아니지만, 근로문화 자체가 바뀌는 만큼 조직 내 변화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가장 신경 쓰는 분야는 전산보안업무다. 모바일뱅킹 시대에 2시간 언제든 금융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IT프로젝트는 주 52시간 근무에 맞게 인력을 산정했지만 필요시 휴일대체제와 시차출퇴근제를 활용할 계획이다. 교대근무, 모니터링을 해야하는 24시간 관제는 주로 외주 인력으로 채운다.
단순·반복 업무는 RPA가 맡는다. 이미 외화송금 처리, 펀드상품 정보 등록, 담보 부동산 권리변동 사항 등록 등의 업무는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자동 처리된다.
업무 효율화를 위한 움직임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회의는 가급적 1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보고체계도 간소화하기 위해 PPT를 금지하거나 자료는 1장 이내로 작성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짧은 회의는 스탠딩 방식으로 진행하고, 태블릿 PC로 회의 내용을 확인하도록 권장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1년의 유예 기간이 있었고, PC오프제는 이미 정책된 만큼 영업점에서도 큰 혼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부 업무량이 많은 지점이나 IT부서, 외환부서는 적용 후에도 면밀히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