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난민 '인간다운 삶' 위해 건강보험 보장해야"

2019-06-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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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장, 20일 '세계난민의 날' 맞아 성명 발표

건강보험제도 관련 난민 처우 파악 및 실질적 개선 촉구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0일 "건강보험은 난민과 인도적체류허가자들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한 최소한의 보장"이라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세계난민의 날'을 맞아 "이들은 본국에 돌아갈 수 없어 한국에서 가족을 이루고, 생계를 해결하며 장기간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이 감당할 수 없는 보험료 책정 등은 건강보험제도에서의 실질적인 배제로 이어져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한 당연한 권리인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사진=청와대]


최 위원장은 "6월 20일은 '세계난민의 날'"이라며 "이날은 인종·종교·정치적 신념·특정사회집단 구성원의 신분, 정치적 의견 등의 박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출신국을 떠난 난민들의 고통에 대한 국제적 관심을 촉구하고 이해를 증진하기 위해 2000년 12월 4일 유엔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해로부터 출신국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난민의 경우,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이하 '난민협약') 등에 따라 국제적 보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이런 국제적 보호를 제공하는 주된 책임은 비호(庇護)를 요청받는 국가에 있다며 우리나라는 난민협약을 1992년에 가입하고, 2012년에 난민법을 제정·시행하는 등 협약 이행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 위원장은 "그런데 우리나라는 1994년 이후 2018년까지 비호를 요청한 난민신청자 4만8906명 중 인정자는 936명으로 2%도 안되는 낮은 인정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렇게 낮은 인정률을 통과한 난민 인정자들이 실제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명확히 알려진 바는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해 인권위가 실시한 난민 인정자 처우 모니터링의 결과에 따르면, 현행 난민법 제31조는 '난민으로 인정되어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대한민국 국민과 같은 수준의 사회보장을 받는다'고 명시돼 있으나, 실질적인 지원으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었고 사회보장과 관련된 법령이나 지침에 따른 '외국인에 대한 제한규정'이 난민 인정자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되고 있는 사례가 다수 발견됐다고 비판했다.

최 위원장은 "올해 1월 개정된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제도도 마찬가지"라면서 "인도적 체류허가자가 지역가입자로 가입할 수 있게 개선된 측면도 있으나 다소 제한적으로 설계된 외국인의 세대원 구성 자격 및 보험료 산정 방식이 특별한 보호가 요청되는 난민 인정자와 인도적체류허가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되고 경감률도 일률적이며 단 1회의 보험료 체납에도 바로 보험급여가 중단되는 문제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최 위원장은 "우리 정부는 난민과 인도적 체류자의 보험료 산정 기준 현실화 등 적절하고 신속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며 "건강보험제도뿐만 아니라 난민과 인도적체류허가자의 처우 현황 및 문제점 파악을 통해 난민협약의 충실한 이행과 난민인권 현안 해결을 위한 법적·제도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어 "박해를 피해 우리나라를 찾은 난민들이 새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난민인권 상황의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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