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 출정식서 '북한' 직접 거론 안해…왜?

2019-06-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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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방북...북핵 문제 모멘텀 예상에 말 아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2020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재선 출사표를 던졌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 유세에서 대북 외교를 언급했지만 이날에는 북한이라는 단어가 아예 언급되지 않아 그의 의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CNN방송 등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 플로리다주(州) 올랜도 암웨이센터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불법 이민, 미·중 무역전쟁, 이란, 쿠바, 베네수엘라, 이스라엘 등 외교 이슈에 대해 언급했지만 북한이라는 단어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날 연설에는 중국이 8차례, 러시아 7차례, 멕시코 4차례, 이스라엘 3차례, 캐나다 2차례, 심지어 쿠바·베네수엘라·이란도 각각 1차례씩 언급됐다. 하지만 북한은 아예 거론되지 않았다고 WP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개정 및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체결 문제 등과 관련해 "한국과 훌륭한 합의를 마무리했고 멕시코 및 캐나다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서는 이날 오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한 사실을 거론했다. 그는 "다음주 예정된 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며 "무역협상도 곧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정상회담 개최 확정을 알린 것은 처음이다.

그는 시 주석을 '대단한 사람(terrific person)'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협상 전망과 관련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두고 보자"는 입장을 내비쳤다. 좋은 거래와 공정한 거래가 아니면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빅딜' 아니면 '노딜'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반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우리를 호구(suckers)로 여겼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바로 호구"이라고도 조롱하기도 했다.

이란에 대해서는 세계 1위 테러 지원국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우리는) 중동의 안정과 평화를 향한 길을 개척하고 있다"며 "위대한 국가는 끝없는 전쟁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쿠바와 베네수엘라와 관련, "우리는 중남미에서 부패한 공산주의 및 사회주의 정권에 맞서 싸우고 있다. 우리는 자유를 향한 정의로운 투쟁을 벌이는 쿠바와 베네수엘라 국민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약 1시간 20분에 걸친 연설에서 '미래'를 보여주는 재집권 플랜을 구체화하기보다는 연설의 상당 시간을 민주당과 언론, 워싱턴의 기득권 주류정치를 비난하는데 할애하며 자신을 '피해자'로 묘사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또 '러시아 스캔들'과 불법 이민 등 국내 이슈에 집중되면서 외교·안보 이슈가 크게 비중 있게 다뤄지진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 유세에서 대북 외교를 지적해온 터라 이번에도 북한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북한이라는 단어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북한 문제를 아예 거론하지 않은 이유가 시 주석의 방북과 맞물려 북핵 문제가 중대 모멘텀을 맞을 수 있는 예민한 국면에서 말을 아낌으로써 상황관리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또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자 북한 이슈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 밖으로 밀려난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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