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엔터 넥스트 10년] <4> '문화의 중심' CJ ENM "우리의 라이벌은 디즈니"

2019-06-15 08:00
  • 글자크기 설정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머리색부터 언어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이 다른 '별에서 온 그대'를 문화로 사로잡게 되리라고.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 소년·소녀들을 춤추게 했고,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송송 커플은 모든 '아이템'을 완판 시켰으며, 김용화 감독의 영화 '신과 함께'는 할리우드에 견줄 법한 CG 기술과 한국적 감성으로 K-무비 신드롬을 일으켰다. 이렇듯 음악, 드라마, 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타고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이러한 한류의 중심에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미리 깨친 한국 엔터사들이 있었다.

아주경제는 문화강국을 이끄는 주역, 엔터사의 현재 위치를 점검하고 미래 비전을 분석하고자 한다.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엔터산업을 위한 '투자 가이드', 이른바 <한국 엔터 넥스트 10년>이다.

'천만영화'부터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기생충'까지, CJ ENM 대표작들[사진=CJ엔터테인먼트]


이번 프로젝트를 준비하며 본지가 가장 애먹은 투자 배급사가 바로 CJ엔터테인먼트다. 한국 문화 콘텐츠의 '중심' 격으로 급부상 중인 '영화산업'을 살피려면 '명량' '국제시장' '극한직업' 등 천만 영화 뿐 아니라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까지 탄생시킨 CJ엔터테인먼트를 빼놓을 수는 없는 일. 그러나 CJ엔터테인먼트는 영화는 물론 방송, 공연, 음악 등 다양한 문화산업을 아우르고 있고 영향력 또한 크기 때문에 어느 '부문'에 초점을 맞출지 고민이었다.
하지만 국내 투자배급사 빅4를 두고 CJ엔터테인먼트를 빼놓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고민 끝에 <한국 엔터 넥스트 10년> 영화 투자배급의 빅4 마지막 주자로 CJ ENM(오쇼핑 제외)를 선정했다. 베트남까지 접수한 롯데컬처웍스, 영화에서 드라마로 확장한 쇼박스, 도전을 거듭하는 NEW에 이어 계속해서 활동 범위를 넓혀나가는 CJ ENM의 '넥스트 10년'을 들어보았다.

"CJ ENM의 라이벌은 '디즈니'입니다."

"문화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슬로건 아래 영화, 방송, 공연,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을 아우르고 있는 CJ ENM. 이들은 국내 4대 투자배급사나 방송사가 아닌 디즈니, 타임워너 등이 그들의 '경쟁사'라고 밝혔다.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라이프스타일 컴퍼니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글로벌 최대 미디어 기업 디즈니는 '미키마우스' IP(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원천 콘텐츠)를 시작으로 캐릭터 사업을 방송·영화 스튜디오, 테마파크, 커머스 등에 더해 소비자와의 접점 늘리고 콘텐츠의 수명 연장한 융복합 전략을 선보였어요. CJ ENM 또한 초격차 IP 확보, 글로벌 사업 구체화, 콘텐츠 커머스 통한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려 합니다."

[사진=CJ ENM 제공]


CJ ENM은 디즈니를 롤모델로 삼고 구체적인 전략을 세워 쫓아가는 중이었다.

CJ ENM 허민회 대표이사는 "CJ ENM은 1천만 명의 구매고객과 5천만 명의 시청자 그리고 2억 명의 디지털 팔로워와 통합법인의 국내외 잠재고객에게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콘텐츠와 차별화된 커머스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격차 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고 선도적 입지 구축한다는 것이 CJ ENM의 목표.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CJ ENM은 프리미엄 IP강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전파되는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국내 4대 배급사와 CJ E&M과의 차별점은 만드는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1995년 미국 드림웍스 설립에 참여하면서 영화 사업의 첫발을 내디딘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CJ ENM 영화사업본부는 '아시아 No. 1 스튜디오'라는 목표를 세우고 끊임없이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려왔습니다. 현재 여러 국가의 영화 사업자들과 협업을 통해 다양한 영화를 제작하고 있어요. 특히 '수상한 그녀' '써니' 등 한 가지 소스를 국가별로 현지화시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방식은 CJ ENM 이외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혁신적인 방식입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터키, 미국 등에서 합작 영화를 이미 개봉했거나 개봉을 준비 중이고요. 한 발 앞선 글로벌 시장 공략으로 국내의 영화 제작자 및 감독, 배우 등에게 새로운 기회 창출의 장을 마련하고 있어요."
 

국가별 현지화에 성공,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써니'와 '수상한 그녀'[사진=CJ ENM 제공]

영화만이 아니다. CJ ENM의 다채로운 채널들은 지상파와 달리 연령대별 및 성별로 타깃을 세분화해 취향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tvN은 남녀 20세부터 49세, OCN은 25부터 49세 남녀, 올리브는 여성 20세부터 49세 타깃을 겨냥하여, 트렌드를 앞서가면서도 타깃 시청 층이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재미를 선보이기 위해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고 있어요. 실제 방영된 콘텐츠 중 일부에서는 타깃 시청률이 가구 시청률과 비등한 수준까지 올라서고 있어요. ENM의 타깃 지향형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거죠."

영화·방송·음악·공연 등 거침없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ENM는 어떤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까. 각 사업부문 콘셉트와 같이 또 따로 구상 중인 ENM의 미래에 관해서도 질문하지 않을 수 없었다.

"국내 최고의 콘텐츠 기획·제작·마케팅 역량을 갖춘 CJ ENM의 'E&M 부문'은 방송, 영화, 음악, 공연,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통해 문화 트렌드를 리드하고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어요."

현재 방송사업은 'NO. 1 CONTENT CREATION & MARKETING COMPANY'라는 아이덴티티 아래, 다양한 장르의 전문 방송 채널을 보유한 국내 최대의 콘텐츠 사업자로서 다변화된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tvN의 트렌드를 앞서가는 예능 콘텐츠와 웰메이드 드라마, 장르물에 특화된 OCN의 개성 강한 드라마, 올리브 채널의 라이프스타일 특화 콘텐츠, 아시아 최대 MCN 사업자인 DIA TV의 창의적인 디지털 콘텐츠 등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시장에서 흐름을 앞서가는 IP 개발로 승부를 걸고 있는 것.

'명량' '극한직업' '국제시장' '베테랑' 등 국내 4대 투자배급사 중 가장 많은 '천만영화'를 보유, 글로벌 프로젝트 '설국열차'와 칸 국제영화제의 사랑을 받은 '아가씨' '기생충' 등의 걸출한 작품을 내놓은 CJ ENM의 영화사업 부문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영화를 통해 관객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라인업을 채워 나갈 예정이라고.

"CJ ENM 영화사업본부는 기획·제작·투자·배급 등 영화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리더로서 한국 영화 산업의 진화를 이끌어가고 있어요. 메가 히트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천만 영화'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대한민국 영화계의 질적 양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죠. 특히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대한민국 영화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전 세계인의 이목을 모은 '기생충'의 경우 전 세계 192개국에 선 판매 되면서 대한민국 영화 산업의 위상을 한 단계 올려놓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특히 영화사업 부문은 국내 투자 배급사 중 유일하게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작품 제작도 활발히 진행해 눈길을 끈다. 미국, 중국, 터키, 일본, 동남아 등지에서 현지 감독과 현지 배우를 기용해 지금까지 수십 편의 해외 로컬 영화를 제작, 투자 배급하며 'K-MOVIE' 저변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8 MAMA[사진=CJ ENM 제공]


음악콘텐츠부는 음악 전문 방송 Mnet과 아티스트 및 음악 제작·투자·유통을 총괄하는 브랜드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 세계 최대 K컬쳐 컨벤션 'KCON', 글로벌 음악 시상식 'MAMA' 등을 통해 K-POP의 세계화를 선도한다.

공연 사업은 국내 창작 뮤지컬이라는 문화산업의 새로운 축을 만들며 공연 시장 활성화를 리드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프로듀싱 컴퍼니'를 지향, 전세계 관객과 만나기 위해 작품 기획 및 제작에 힘쓰고 있다고. '킹키부츠' '보디가드' '물랑루즈' 등 다양한 작품에 참여하며 글로벌 프루듀싱 컴퍼니로서의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ENM은 "CJ ENM 미디어콘텐츠본부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와 프리미엄 IP 확대를 통해 국내 및 시장 점유율과 영향력을 제고할 계획"이라며 사업별 야심 차게 준비 중인 라인업도 공개했다.

tvN은 '강식당2'와 '고교 급식왕' '슈퍼 히어러'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2'와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60일 지정생존자' '천리마마트' '호텔 델루나'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를 대표 라인업으로 꼽았고, 장르물의 선두주자 OCN은 '구해줘2' '보이스3' '달리는 조사관' '모두의 거짓말(가제)' '타인은 지옥이다' 등을 언급했다.

Mnet의 음악과 예능은 '니가 알던 내가 아냐 v2'(6월), '더 콜 2'(7월), '쇼미더머니8'(7월), '러브캐처2'(하반기 중) 등이며 영화는 조정석, 윤아 주연의 '엑시트'를 시작으로 '신의 한수' 스핀오프작인 '귀수(가제)', TV드라마 '나쁜 녀석들'의 스핀오프작인 동명 영화 등이 기다리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