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브렉시트 불확실성에 2분기 역성장 위험

2019-06-11 09:43
  • 글자크기 설정

4월 GDP 전월비 0.4% 감소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영국 경제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올해 2분기 영국 경제가 유럽 재정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발표된 영국 국내총생산(GDP)은 전월비 0.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경제는 3월에도 0.1% 위축했었다. 이 소식에 간밤 파운드화는 달러 대비 0.5% 넘게 미끄러졌다.

루스 그레고리 캐피털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CNN머니를 통해 "이 결과는 기저 성장세가 무척 부진하다는 명확한 신호"라면서 영국이 2분기에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영국은 유럽 재정위기였던 2012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하게 된다.

지난달 영란은행은 2분기 경제성장률을 0.2%로 제시했다. 1분기에는 0.5% 성장했었다.

특히 4월 제조업 악화가 두드러졌다. 광공업 생산이 전월비 3.9%나 위축됐고, 자동차 생산은 24% 급감했다. 당초 EU 탈퇴 시점이던 3월 29일을 전후로 자동차 제조사들이 불확실성을 우려해 공장 운영을 일시 중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국통계청 소속 롭 켄트 스미스는 EU 탈퇴를 앞두고 재고 쌓기가 활발했지만 탈퇴 시점이 연기되면서 제조업 활동이 전체적으로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화학제품, 의료제품, 기초금속 생산이 일제히 줄었다.

제임스 맥코믹 넷웨스트마켓츠 애널리스는 CNBC에 "영국은 정치·경제 불확실성에 고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적어도 6개월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영국 소재 기업들은 여전히 브렉시트 후 EU와의 교역 조건을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영국산 제품 50%는 EU를 향한다.

기업들은 영국 정부에 불확실성 해소를 요구했지만 혼란이 진정될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EU 탈퇴일은 5월에서 10월로 두 차례나 미뤄졌고 브렉시트를 누가 어떤 조건으로 추진할지도 정하지 못했다. EU와 합의 없이 무질서하게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는 동안 영국 경제는 하방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그레고리 이코노미스트는 "브렉시트 마비 상황과 글로벌 경제 둔화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2019년 경제 성장률은 1.5%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내년 중반까지 영란은행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영란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낮출 가능성을 낮게 봤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