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식형펀드 중 레버리지펀드에 최근 한 달 사이 뭉칫돈이 들어왔다. 반면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펀드는 플러스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수천억원대 자금 이탈이 발생했다.
저가매수 심리와 함께 증시 반등 기대가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레버리지펀드는 코스피와 코스닥 등의 기초자산을 추종하고, 기초자산의 상승보다 두 배 많은 수익을 노린다. 이 때문에 증시가 좋아질 것으로 판단될 때 레버리지펀드에 돈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반면 시장 상황이 나빠야만 수익을 낼 수 있는 22개(설정액 10억원 이상) 인버스펀드에선 같은 기간 42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인버스펀드는 기초자산이 하락해야 수익을 얻는 구조다.
수익률은 자금흐름과 상반된 모습이다. 레버리지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을 보면, 37개 중 35개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적게는 마이너스 2%대에서 많게는 마이너스 8%대의 수익률을 보였다. 가장 수익률이 좋지 않은 레버리지펀드는 '삼성코덱스코스닥150레버리지증권ETF'로, -8.56%였다.
인버스펀드는 22개 펀드 모두 한 달 동안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삼성코스피200인버스인덱스1'(1.50%)이었고, '삼성코덱스코스닥150인버스증권ETF'는 같은 기간 3.80%를 나타내 인버스펀드 중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마이너스 수익률에도 레버리지펀드엔 자금이 들어오고,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인버스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증시를 바닥권으로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최황 한국펀드평가 연구원은 "인덱스 주식형펀드 중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펀드에 자금 유입이 많아졌다는 것은 증시가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투자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G2 무역전쟁에 따른 국내 경제 리스크와 부정적인 경기지표 등은 증시에 이미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락장에서 가격이 떨어진 레버리지 ETF를 저가매수하려는 심리도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남기 삼성자산운용 ETF 운용팀장은 "레버리지에 돈이 몰리고 인버스에 자금이 빠지는 것은 전형적인 패턴"이라며 "증시가 하락하면 레버리지 ETF 가격은 떨어지기 때문에 레버리지 ETF를 저가 매수하려는 심리와 이익실현을 위해 인버스 ETF를 매도하려는 심리가 함께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