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가장 먼저 충돌하는 지점은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여부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제출한 6조7000억 규모의 재난·경기 대응 추경안을 원안대로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산불·지진과 미세먼지 대응 등을 위한 예산 2조2000억원만 분리해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특히 나머지 민생경제 관련 4조5000억원을 ‘총선 겨냥 선심성 추경’으로 규정하고 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바른미래당도 정부안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부안 중 절반 이상인 3조6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 국채 발행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미래 세대에 짐을 지우는 추경은 반대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사개특위와 정개특위에서 패스트트랙 법안 안건을 상정해 논의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국당은 정개특위 안건은 행정안전위원회, 사개특위 안건은 법사위원회에서 처음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야 4당은 한국당이 특위 연장에 동의한다면 ‘한국당을 포함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지만, 한국당이 특위 연장에 반대할 경우 ‘한국당을 논의에서 배제’할 수도 있다며 강경책을 펴고 있다.
민생법안 처리 순서를 놓고도 여당과 한국당은 대립하고 있다. 민주당은 △소방공무원 국가직화 △5·18 진상규명 특별법 개정안 △탄력근로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개정안 등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주력 입법안을 반대하는 동시에 △국민부담경감 3법 △세금부담경감 3법 △건전재정법 등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밖에 △공정거래법 개정안 △상법 개정안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서비스경제발전법 △공정·혁신경제 법안 등을 놓고도 여야는 충돌한다.
한편, 9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은 '북유럽 3국 순방'에 앞서 문희상 국회의장과 전화통화에서 조속한 국회 정상화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에 문 의장은 "순방 잘 마치고 돌아오시기 바란다"며 "저도 더 애써보겠다"고 답했다. 여야 간 ‘국회 정상화’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면서 민주당은 이르면 10일 최고위원회에서 ‘단독 국회 소집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