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표된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4%로 수정됐다. 지난 4월 발표된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하향 조정된 것이다. 속보치보다 하향 조정된 것은 3월의 경제활동 자료가 추가 반영된 결과다. 건설투자와 총수출은 속보치보다도 더 부진했다.
여기에 지난주 발표된 4월 경상수지의 경우, 6억6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2012년 4월(1억4000만 달러 적자) 이후 7년 만에 적자 전환인 셈이다. 역시 수출 감소 탓이다. 4월 수출은 483억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6.2% 감소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과 세계 경기 악화로 인한 교역량 부진으로 인해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 연속으로 감소세가 지속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획재정부는 이달 말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당초 2.6~2.7%에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도 조만간 2.5% 전망치에 대한 수정전망을 발표한다.
경기 전망에 대한 하향 조정을 하더라도 정부는 여전히 이 같은 경기 추세를 기저효과와 일시적인 현상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된 것에 대해 기재부와 한은 모두 4월 주총시즌에 맞춰 배당수당이 대거 지급됐기 때문으로 판단했다. 5월부터는 경상수지가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는 배경이다.
여기에 여전히 수출을 비롯한 경기 전망에 대해 '상저하고(上低下高)'식 기대감을 버리지는 않는 분위기다. 정부는 △조속한 추경 집행 △경기 보강을 위한 대규모 기업 투자프로젝트 지원 △소비·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등으로 경기 체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정부의 안일한 경기 인식을 우려하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실질적인 지표가 좋지 않은데 정부만 좋다고 말하고 있다"며 "경기가 사이클 상 문제는 아니며 작년 급격히 변한 것은 결국 정책뿐, 글로벌 경기가 좋았던 작년에도 사실상 경기가 안 좋았다"고 꼬집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불안, 미·중 무역분쟁 등 문제가 있었는데, 이에 대처할 능력이 없고 재정 확대는 필요하지만 그때그때 처방에 불과하다"며 "일본 장기침체 시기를 보더라도 땜질식 정책이 실패된 것인데, 우리 역시 장기적인 플랜 없이는 경기 반전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