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후 한국군사학회와 합동참모대학이 서울 용산 국방컨벤션에서 공동주최한 제27회 국방·군사 세미나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은 여전히 비핵화와 병행해서 미북관계를 변화시키고, 한반도에 항구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진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있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계속해서 손을 내밀고 있고, 대화와 협상의 문은 여전히 열려 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싱가포르에서 쌓아 올린 신뢰를 토대로 우리는 하노이에서 진전을 이뤘다"면서 "비록 우리가 북한과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서로 상세한 입장들을 교환했고, 많은 사안에 있어서 의견 차이를 좁혔고, 미국은 제재 해제 이전에 완전한 비핵화를 기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고 소개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 정부는 모든 남북관계 사안에 있어 긴밀하게 조율하고 있다"며 "우리는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약속하고, 하노이에서 다시 한번 재확인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여전히 양국 정부의 최우선 순위이며, 미국과 한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된다는 점에 완전히 동의하고 있다"며 "함께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 전 세계에 더 밝고 안정적인 미래를 제공하는 항구적인 평화를 궁극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외교가 성공을 거두길 바라면서도, 희망만으로 행동의 방침이 될 수 없다"며 "우리는 외교가 작동할 기회를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기에 진전을 위한 여지를 만들고자 일시적으로 군사훈련의 규모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리가 군사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은 핵심적으로 중요한 일"이라며 "정치적인 상황이 분명히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우리 방어를 완전히 내려놓을 수는 없다. 주한미군의 모토인 오늘 밤에라도 싸울 수 있는 상시 전투태세를 갖추기 위한 우리의 능력은 결코 저하될 수 없다. 내일 싸운다면 그것은 늦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의 또 다른 핵심 동맹국인 일본의 얘기를 안 할 수 없다면서 "지금 현실은 이 지역에 어떤 중요한 안보 및 경제 사안도 한국과 일본 모두의 적극적인 관여 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미국은 지속해서 북한이 비핵화라는 약속과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면서, 한국과 일본과의 3자 협력 강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일 양자간 문제가 우리 세 나라가 북한, 그리고 지역적, 세계적 영향력이 있는 다른 사안들에 대한 전략적 책무에 집중하는 것을 흐트러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함께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한일관계 개선을 촉구했다.
이밖에 해리스 대사는 "세계은행의 2018년 기업환경평가에서 한국은 기업 하기 좋은 나라 4위에 꼽혔다"면서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한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들과 만나 얘기해보면, 얘기가 좀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듣는 것은 기업들이 공정한 토대에서 경쟁하는 것을 저해하는 부담스러운 규제와 비관세 장벽, 그리고 한국에만 있는 기준들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런 것들은 한국 소비자와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대형제약회사, IT 및 클라우딩 컴퓨터 업계, 화학업계 등이 그런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대사는 최근 미·중 간 첨예한 5G 갈등과 관련해서도 "5G 네트워크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따른 안보 영향에 대해서도 자연스럽게 우려가 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한국이) 동맹이자 우방으로서 이것들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