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의 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양대 규제당국인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업무 중복을 피하기 위해 이들 4개사에 대한 관할권을 나눴다. 법무부가 애플과 구글을, FTC가 페이스북과 아마존을 각각 맡기로 했다.
미국 경제에 막대한 영향력을 갖는 기술 공룡에 대한 동시 반독점 조사가 이례적인 데다 강도 높은 규제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자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간밤 페이스북 주가가 7.5% 곤두박질쳤고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이 6.1% 추락했다. 아마존이 4.6% 미끄러졌고 애플이 1% 하락 마감했다. 이들 주가 하락으로 증발한 시가총액은 1300억 달러(약 153조원)에 달한다고 CNBC는 추산했다. 이 여파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 급락, 4월 고점 대비 10% 넘게 떨어지며 조정장에 진입했다.
CNBC는 이날 보도가 규제당국의 즉각적인 조사 착수와 그에 따른 막대한 벌금, 기업 해체, 사업 관행의 변화와 직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최대 기술 공룡에 대한 감독이 확대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이들 기술 산업의 규제 없는 성장의 시대가 얼마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IT 공룡들에 의한 사생활 침해, 개인정보 유출, 시장 장악에 따른 비판적 여론이 쌓이고 있었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 수위를 높여왔다. 민주당 대선주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 3월 거대 기술공룡 해체를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에서는 이들 기업이 보수주의 견해를 억압한다고 주장해왔다.
저스틴 포스트 메릴린치 애널리스트는 투자노트를 통해 "법무부의 조사가 시작되면 기술 거인에 대한 비판론에 힘이 실리면서 2020년 대선에서 이런 움직임이 더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법무부는 거대한 인터넷 제국을 거느린 구글에 대한 조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가 어디에 초점을 맞출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구글은 법적대응을 위한 준비에 나섰다고 WSJ은 전했다.
FTC의 페이스북 조사도 관심이다. FTC는 개인정보 논란과 관련해 이미 1년 넘게 페이스북을 조사해왔지만 반독점에 초점을 맞춘 적은 없었다. 이는 페이스북에 대한 훨씬 더 엄격한 조사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다만 FTC가 조만간 페이스북 반독점 조사에 돌입할지는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