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집단 SWOT 분석 10] 신세계그룹, 백화점·마트 '쌍두마차'의 고군분투

2019-06-0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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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쇼핑몰로 새로운 유통문화 창출…의무휴업 규제 강화 추진 골치

[사진=신세계]

[데일리동방] ◆공정거래위원회가 5월 15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발표하면서 주요 기업의 산적한 과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기업들은 3~4세 시대 개막과 경영권 문제, 중국발 저가 공세에 따른 제품 경쟁력 회복 등 내부의 약점과 외부 위협을 기회로 전환하는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데일리동방은 대기업집단을 SWOT(강점・약점・기회・위협)으로 구분해 분석해본다. <편집자주>

신세계그룹이 눈물겨운 고군분투 중이다. 그룹 내 핵심사업인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침체기를 겪는 상황 속에서 온라인채널(SSG.COM)과 전문점채널(체험형매장) 등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눈물 닦을 틈도 없이 달려가는 신세계그룹은 마침내 웃을 수 있을까.

◇약점 : 내수부진에 백화점·대형마트 실적 '동반 악화'…신용등급 하향까지

신세계그룹은 백화점(신세계)과 대형마트(이마트)를 핵심사업으로 하고 있다. 유통업에 편중된 사업구조 탓에 현재의 '내수 소비 부진' 여파를 그대로 맞고 있다. 올해 1분기 신세계는 매출 3750억원, 영업이익 53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10%씩 꺾였다. 특히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롯데백화점에게 뺏기며 백화점 시장점유율도 25.7%에서 22.6%로 내려앉았다. '업계 2위' 자리도 간신히 지켜냈다.

이마트 상황도 크게 다르진 않다. 이마트(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743억원에 그치며 전년동기 대비 절반 이상 줄었다. 트레이더스·노브랜드·엘렉트로마트 등을 제외한 별도기준으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9% 감소하며 1068억원으로 집계됐다.

비록 대형마트업계 1위 자리는 지켰지만 이 같은 '어닝쇼크'는 신용등급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30일 이마트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힌 것. 실적부진과 온라인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그 이유였다.

◇강점 - '세상에 없던' 독창적인 전략

신세계그룹은 실적악화 속에서도 발빠르게 돌파구를 마련해내고 있다. 특히 핵심사업인 유통부문의 경우 차별적인 콘셉트를 내세워 '체류형 쇼핑몰'로 변화하고 있다.

신세계는 부동산 개발 자회사인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스타필드'라는 복합쇼핑몰을 만들어냈다. 쇼핑몰 내에 찜질방, 수영장, 스포츠존 등을 갖춘 스타필드는 연간 하남점 2400만명, 고양점 2000만명 수준으로 방문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위례점도 100일 간 누적 방문자 수가 240명을 넘었다. 내수부진과 온라인쇼핑 트렌드 속에서도 소비자를 쇼핑몰로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대형마트가 부진하는 상황 속에서 '이마트타운'이라는 대형화·복합화 전략으로 극복해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서울 노원구 월계동엔 기존 대형마트인 '이마트'와 함께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가 들어섰다. 뿐만 아니라 가전 양판점인 '일렉트로마트'나 '삐에로쑈핑' 등이 추가 입점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에도 경기도 의왕시에 이마트를 비롯해 일렉트로마트, 삐에로쑈핑이 한꺼번에 입점해 거대한 '이마트타운'을 조성한 바 있다.

이 같은 '세상에 없던 유통프로젝트'를 통해 업계를 선도하고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역량은 신세계그룹만의 강점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세계그룹은 경기도 화성시에 조성되는 국제테마파크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또 다시 '세상에 없던' 쇼핑 테마파크를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위기 : 유통 규제 강화…지배구조도 유동적

그러나 유통 관련 정부규제는 강화되는 추세다. 지난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면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은 영업시간 제한, 강제 의무휴업일 도입, 신규점포 개설 제한 등 규제를 맞이하게 됐다. 최근에는 이 같은 규제를 복합쇼핑몰로 확대하는 내용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다. 현재 대형마트 등에 적용되고 있는 월 2회 의무 휴업 등이 복합쇼핑몰과 면세점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아직 이마트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정 부회장은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국민연금공단에 이어 3대 주주에 머무르다가 지난 4월에서야 이마트 주식 14만주를 매입하면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보유한 이마트 지분은 10.33% 수준으로 국민연금(10% 내외)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국 지배력을 굳히기 위해서는 이 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증여받아야 하는 상황. 다만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18.22%)가치는 1조원이 넘어 증여세는 최대 50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 매각 등 그룹 내 변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회 : 정부 '국제테마파크' 지원 유력…영등포 인근 '신세계타운' 기회도

최근 정부가 내놓은' 민간·공공 부문 투자활성화 방안'은 화성시 국제테마파크를 준비하던 신세계그룹에게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최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대 10조원 규모의 민간 및 공공부문 투자보강 방안을 발표했다. 추가경정예산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민간투자를 유도해 경기활성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 지원사업 대상으로 신세계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화성 국제테마파크 사업'이 손꼽히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당초 추진 중이던 국제테마파크가 이번 정부 지원사업에 올라타면 각종 인허가 규제 완화를 비롯해 재정·세제 혜택을 입을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점용허가기간이 만료되는 상황은 신세계그룹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신세계백화점은 연매출 6000억원에 달하는 인천점을 롯데에 뺏긴 바 있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연매출 5000억원대로 알려져 수익을 만회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롯데에 빼앗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는 영등포역 인근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등을 보유하고 있어 이들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신세계타운'을 만들 수도 있다. 영등포역 민자역사 사업자는 가격입찰을 거쳐 이달 말쯤 최종적으로 선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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