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유람선 침몰] 3대 일가족·여고동창·부부동반 여행 중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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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탑승객 33명 중 19명 여전히 실종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저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침몰한 유람선 탑승 승객 대부분이 가족 단위 관광객인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사고 유람선에는 한국인 관광객 30명이 타고 있었다. 지난달 25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발칸 2개국과 체코·헝가리·오스트리아·독일 동유럽 4개국을 여행한 뒤 오는 2일 귀국하는 참좋은여행의 패키지 여행상품 예약자들이다.

당시 유람선에는 김모양(6)도 타고 있었다. 김양은 외할아버지(61)·외할머니(59)·어머니(37)와 함께 사고 당일 유람선에 올랐다. 환갑을 맞은 외할머니를 위해 어머니가 마련한 3대 일가족 여행이었다. 사고 이후 여행사가 공개한 구조자 명단에서 이들 가족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외삼촌인 김모씨는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참좋은여행 본사를 찾아 “여행사에서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해 너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서울 무학여고 동창 3명도 이 배를 탔다. 50년 간 국내·외를 여행하면 우정을 이어 온 동창이었다. 이들 중 이모씨(66)는 구조됐지만 함께 탑승한 정모씨(63)와 안모씨(64)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전남 여수에 사는 올케와 시누이 가족으로 구성된 5명의 여성 관광객도 있었다. 평소 각별했던 이들은 ’여성들만 여행을 가자’고 의기투합해 여행을 왔다. 올케 황모씨(49·여)는 구조된 상태지만 큰시누이 김모씨(45)와 김씨 딸(20), 둘째 시누이(41)와 서울에서 온 막내 시누이(39) 생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서울에서 온 일가족도 배에 함께 올랐다. 모녀지간인 김모씨(55)와 윤모씨(32)는 다행히 구조됐지만 김씨 오빠(60)와 이들 가족으로 추정되는 동행자 김모씨(61·여)는 지금까지 생사가 불분명하다. 남매 가족도 있다. 충남 논산에 사는 누나 정모씨(31·여)는 구조된 반면 정모씨(28·남)는 구조자 명단에 없었다. 남동생 정씨는 회사를 그만두고 “기분 전환하고 오라”는 어머니 권유로 유럽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유람선에는 부부 6쌍도 타고 있었다. 최고령 탑승자인 석모씨(71·남)는 부인 이모씨(64·여)와 배에 올랐지만 아내만 구조됐다. 강원 강릉에서 온 장모씨(61·남)와 박모씨(57·여) 부부와 경기 안양에서 온 김모씨(58·남)와 최모씨(64·여) 부부는 여전히 실종 상태다.

또 다른 부부 3쌍은 특허청 퇴직 동료다. 정년퇴임 뒤 부부동반 여행을 왔다 참변을 당했다. 충남 서산에 사는 최모씨(62·남)와 이모씨(59·여) 부부, 세종과 대전에 주소지를 둔 유모씨(61·남)와 설모씨(56·여) 부부, 대전에 사는 안모씨(60·남)와 김모씨(59·여) 부부는 한팀으로 여행상품을 예약했다. 이들 중 안씨만 구조됐고 다른 사람들은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사고 유람선에는 인천공항에서부터 관광객들을 인솔한 참좋은여행 소속 가이드 이모씨(35·여)와 헝가리에 살고 있는 한국인 가이드 2명도 타고 있었다. 이들 역시 지금껏 구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사고현장 인근에서 5월 31일(현지시간) 헝가리 군 관계자들이 수색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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