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10명 중 3명 "학교 성교육 도움 안 돼"...SNS서 배운다

2019-05-3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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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정책연구원, 30일 '청소년 성교육 수요 조사' 결과 발표


중학생 10명 중 3명이 학교에서 가르치는 성교육이 도움이 안 된다고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중학생 4명 중 1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 성 지식을 습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무총리 산하 여성정책 전문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하 여성연)은 전국 중학교 1~3학년 재학 중인 학생 총 4065명(여학생 1954명, 남학생 21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소년 성교육 수요 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 중학생은 스스로 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느끼지만 실제 정확한 지식수준은 매우 낮았다. 이는 특히 여학생보다 남학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중학생들이 성 지식을 습득하는 경로. [사진=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여학생은 스스로 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수준이 평균 7.26점, 실제 지식수준은 4.29점이었다. 남학생은 각 7.28점, 3.16점으로 여학생에 비해 남학생의 인식과 실제 간 격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학생의 성에 대한 주요 관심사는 '사랑과 연애'(29.0%), '성관계'(19.1%), '페미니즘'(11.5%) 순이었는데, 성별에 따라 주요 관심사가 다르게 나타났다.

여학생은 사랑과 연애(36.4%), 페미니즘(14.9%)순으로 관심사가 높은 반면, 남학생은 '성관계'(28.5%), 사랑과 연애(22.1%)였다.

여성연은 "여학생들은 '페미니즘'과 '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관심은 최근 '미투운동', '스쿨미투' 등의 영향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여학생의 페미니즘과 성평등에 대한 교육 요구를 학교 성교육에 반영하고 페미니즘과 성평등에 대한 성별 인식 차이를 좁히기 위한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더불어 조사 참여자 96.4%가 학교 성교육을 받았다고 응답했지만, 학교 성교육 외에서 성 지식을 얻는 경우가 과반 이상이었다. 이들 중 전체 10명 중 3명 이상은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은 이유는 △'일방적으로 강의만 해서'(34.7%)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아서(34.4%)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34.3%) 등으로 나타났다.

조사 참여자의 51.1%가 학교 성교육 외에서 성 지식을 얻고, 학교 성교육에서 지식을 얻는다는 응답은 48.9%였다.

학생 4명 중 약 1명이 학교 성교육 외 정보획득 경로로 'SNS, 유튜브 등 인터넷'을 선택했으며, 이런 선택을 한 학생의 성관련 통념(남성성욕 및 성폭력 관련 통념, 성역할 고정관념 등)에 대한 동의 수준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또한 중학생들은 학교 성교육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고 있지만, 남녀 학생 간 만족 정도 및 요구 정보가 상이하게 나타났다.

이들은 학교 성교육의 내용, 방법, 시간, 제공자 등에 대해 60~70% 수준으로 만족했다. 여학생은 성교육 제공자에 대한 만족도가 남학생보다 높았고(4%포인트) 그 외 성교육 내용, 방법, 시간에 대해서는 남학생의 만족도가 여학생보다 높았다(내용 5.8%포인트, 방법 7.7%포인트, 시간 0.8%포인트).

다만 남녀 학생 모두 학교 성교육을 통해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 및 성폭력 관련 정보 획득을 기대했는데, 남학생이 35.3%로 여학생 18.4%보다 2배 가량 높았다.

여학생은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 다음으로 성폭력에 대한 교육에 대한 기대가 17.7%로 높게 나타났다.

성교육 방법에 대한 기대는 여학생은 '체험교육'(32.6%)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은 반면, 남학생은 '강의식 교육'(40.0%)에 대한 기대가 가장 높았다. 성교육 제공자에 대해서는 여학생과 남학생 모두 '청소년 성교육 전문강사'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성연은 "학생들이 SNS나 유튜브 등을 통해 무분별한 정보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학교 성교육을 통해 성 관련 통념 제거는 물론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이해를 제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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