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회에선 '다뉴브강의 잔물결'이 흘러나왔다. A단조의 군악곡인 이 익숙한 왈츠곡은 루마니아 군악대장을 지낸 조지프 이바노비치(1845~1902)의 작품이다. 찰랑거리는 강물을 소리로 빚어낸 서주(序奏)가 인상적이다. ▷영어로는 다뉴브(Danube)로 불리지만, 이 이름은 도나우(독일), 두나이(체코), 두나(헝가리), 두나브(불가리아), 두너레아(루마니아)로 나라마다 달리 불린다. 모두 라틴어 두나비우스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들이 만난 다뉴브는 잔물결이 아니었다. 갑작스런 폭우 속에 물살은 거셌고,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유람선 '하블라니'는 순식간에 침몰하고 말았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강 위에서 일어난,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의 참극. 하블라니의 뜻은 공교롭게도 인어(mermaid)다. 유럽에서 인어는 폭풍의 징조를 상징한다. 그 밤, 먼 이역에서 겪은 악몽이 끔찍하게 출렁거린다.◀ <國>
▶학교 운동회에선 '다뉴브강의 잔물결'이 흘러나왔다. A단조의 군악곡인 이 익숙한 왈츠곡은 루마니아 군악대장을 지낸 조지프 이바노비치(1845~1902)의 작품이다. 찰랑거리는 강물을 소리로 빚어낸 서주(序奏)가 인상적이다. ▷영어로는 다뉴브(Danube)로 불리지만, 이 이름은 도나우(독일), 두나이(체코), 두나(헝가리), 두나브(불가리아), 두너레아(루마니아)로 나라마다 달리 불린다. 모두 라틴어 두나비우스에서 나온 이름이다. ▷그들이 만난 다뉴브는 잔물결이 아니었다. 갑작스런 폭우 속에 물살은 거셌고, 다른 유람선과 충돌한 유람선 '하블라니'는 순식간에 침몰하고 말았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의 강 위에서 일어난, 한국인 33명을 태운 유람선의 참극. 하블라니의 뜻은 공교롭게도 인어(mermaid)다. 유럽에서 인어는 폭풍의 징조를 상징한다. 그 밤, 먼 이역에서 겪은 악몽이 끔찍하게 출렁거린다.◀ <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