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의 무실점 행진이 32이닝에서 멈췄다. 하지만 시즌 7승을 수확하는데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인 류현진은 스스로 결승타까지 생산하며 7승을 자축했다.
류현진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 파크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허용했으나 볼넷 없이 삼진 3개를 곁들이며 2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류현진은 2회 2점을 허용해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2회부터 이어오던 32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마감했다. 하지만 류현진이 이날 내준 점수는 2회가 전부였다. 류현진은 안타 10개를 맞으며 수차례 득점권 위기에 몰렸으나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특히 류현진은 2-2로 맞선 4회초 2사 1루에서 우중간 펜스를 직접 맞히는 비거리 117m짜리 대형 2루타로 시즌 첫 타점을 올리기도 했다. 이 안타는 이날 경기의 승부를 가른 결승타였다.
사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비 예보로 인해 경기가 1시간 45분이나 지연되면서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다. 류현진은 1회는 공 7개로 삼진 2개를 엮어 가볍게 넘겼다. 하지만 2회 흔들렸다. 첫 타자 조시 벨에게 2루타를 내준 것이 화근이었지만, 후속 멜키 카브레라의 포수 앞 땅볼 때 포수 러셀 마틴의 3루 악송구 실책이 아쉬웠다. 공이 외야로 흐른 사이 벨이 홈까지 들어왔다. 류현진의 연속 이닝 무실점 행진도 여기서 깨졌다. 류현진은 박찬호의 33이닝 연속 무실점(공동 9위)에 이은 다저스 역대 투수 11위(32이닝)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오랜 만에 실점한 류현진은 계속된 위기를 맞았다. 프란시스코 세르벨리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1사 1, 3루에 몰린 뒤 콜 터커에게 중전 적시타를 허용해 2점째를 내주고 동점이 됐다. 류현진의 실점은 여기까지였다. 이후 카브레라를 유격수 병살타로 정리했다.
류현진은 3-2로 앞선 4회말에도 케빈 뉴먼에게 3루수 내야 안타, 대타 엘리아스 디아스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무사 2, 3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실점 없이 막아내기 힘든 이닝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마치 위기관리 ‘장인’ 같은 투구를 펼쳤다. 류현진은 후속 세 타자를 모두 짧은 외야 뜬공으로 잡아내 실점 없이 이닝을 요리했다.
류현진은 6-3으로 달아난 5회말 기습 번트 안타를 내주는 등 무사 1, 2루에 몰렸다. 이날 경기 최고의 하이라이트 순간이었다. 상대는 안타 2개를 친 벨. 류현진은 3볼 1스트라이크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벨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워 또 한 번 주자를 지웠다.
이어 카브레라도 3루수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마지막 7-2로 더 달아난 6회말까지 다시 4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했다.
류현진은 무실점 이닝 중단에 무력시위 하듯 타선에서도 화끈했다. 류현진은 자신의 실점으로 2-2로 동점이 된 뒤 4회초 2사 1루에서 피츠버그 선발투수 머스그로브를 상대로 우중간 펜스 상단을 직접 때린 홈런성 2루타로 1루 주자 크리스 테일러를 홈까지 불러들였다. 이날 경기 결승타. 류현진의 시즌 첫 타점이자 시즌 1호, 통산 8호 2루타였다. 비거리는 117m로 측정됐다.
류현진은 6-2로 달아난 6회초 무사 2루에서도 정확한 보내기 번트로 승부의 쐐기를 박는 추가 득점의 연결고리 임무를 완벽히 수행했다.
다저스는 피츠버그에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고 그대로 경기를 끝내 류현진의 승리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