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네집 송탄 부대찌개' 창립 50주년…부대찌개 원조 50년·역사와 전통

2019-05-23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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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과 약속이 담긴 세월…맛의 비결은 옛 방식 고집.

햄, 소시지 주재료 정식 수입 통해 구입-배추, 마늘, 양파, 고추가루 등 국내산만 사용.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 본점 전경. 사진=최네집 제공.]

"그러게 벌써 50년이란 세월이 흘렀네. 돌이켜 보면 힘든 일도 많았고 웃는 일도 많았지. 그때가 그리워,,,"

이제는 이마에 주름이 가득한 78세 할머니의 인생철학이 담긴 과거 줄거리가 되버렸다. 한때 미스코리아 뺨칠 정도로 뛰어난 미모 때문에 동네 화제의 인물로 오르내렸던 젊은 시절도 아득한 옛 이야기다.

"미스 최, 여기 4인분 소시지 많이 넣어서, 그런데 뭘 먹는데 이렇게 이뻐요"라며 건넨 손님들의 농담 섞인 얘기가 아직도 귓가에 맴돌기도 한다.

30㎡(10여 평)남짓한 곳을 찾는 손님들이 하루에 300여 명. 점심때부터 식당 문을 닫을 때까지 잠시 쉴새도 없었다. 바로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 창시자인 최정자 할머니의 전성기 얘기다.

최 할머니의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 역사는 이렇게 시작된다. 당시 27살 꽃다운 나이에 친구들과 함께 부산에서 송탄(현 평택시)으로 올라오게 되는데, 친구들은 미군부대 카지노에서 일을 하게 됐지만, 최 할머니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때 친구들의 권유는 "네가 음식 솜씨가 좋으니 조그마한 식당 한번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한마디. 술과 식사를 같이 할 수 있도록 그렇게 자리잡은 허름한 식당. 지금의 평택시 신장동 삼보대파트 옆이다.

이곳이 바로 최 할머니의 화려한 인생이 시작된 '삼보집'. 그러니까 지금의 '송탄 최네집'을 말한다.

부대찌개가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된 계기는 이렇다.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 창시자 최정자 할머니. ]

미군부대에 다니는 친구들이 햄과 소시지 등을 가져오게 되는데, 최 할머니는 미군들이 줬다는 이 재료를 가지고 어떻게 요리를 하면 좋을까 하는 고민 끝에 김치와 양파, 마늘, 고추가루 등 갖은 양념을 넣고 찌개를 끓이게 된다.

칼칼하고 매운 맛을 좋아하는 우리식으로 끓였을 뿐인데. 맛을 본 친구들은 "엄청 맛있는데, 손님들한테 한 번 팔아봐"라는 칭찬이 쏟아졌고, 최 할머니 또한 자신도 놀랄 정도로 독특한 맛이 났다.

손님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그때부터 미군부대를 다니는 친구들과 지인들을 통해 재료를 사들여 본격적으로 장사를 하게 된다. 여기에 또 한가지 특별음식. 어디서도 흉내 내기 힘든 최 할머니 만에 손맛이 담겨 있는 최네집표 '김치'다.

이렇게 '송탄 부대찌개'는 최 할머니의 메인 음식이 되버렸고, '최네집'라는 식당 이름과 음식 솜씨는 손님들 입 소문을 통해 널리 알려져 각 지역에서 일부러 찾아 올 정도로 그 명성이 높아졌다.

당시 1인분에 80원 이었던 찌개는 그 오랜 세월을 거쳐 지금의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로 자리매김 하게 됐다.

최 할머니는 "기억이 가물가물 한데 아마 2년 만에 가게를 큰 곳으로 옮겼고, 직원을 4명 둘 정도로 장사가 엉청나게 잘됐지"라며 회상했다.

이처럼 50년 전통의 역사를 가진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의 명맥은 전문 경영진을 통해 이어가고 있다.

3년 전 법인 사업자를 내고, 연구팀, 영업팀, 홍보팀 등 각 분야별 인력 구축과 본점 공장까지 설립해 가동에 들어갔다. 직원들만 해도 50여 명. 기업형 식당이란 말이 어쩌면 당연하다.

여기에 체인점(프렌차이즈)영업전략을 통해 현재 본점과 직영점 3곳, 그리고 서울, 대전, 화성, 군포, 안양, 원주 등 전국 30여 곳의 분점이 자리하고 있다.
 

[양재웅 (주)최네집 대표.]

양재웅 (주)최네집 대표는 창시자인 최 할머니의 고집스런 조리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맛과 전통을 근원으로 삼고 있다.

양 대표는 "최네집 창시자인 최정자 어머니의 송탄 부대찌개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단 한번도 저버린 적이 없 다"며 "지금도 재료에서부터 음식을 조리하는 옛 방식 그대로 고집하고 있기 때문에 50년이란 세월이 흘렀어도 그 맛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말한다.

아직도 햄과 소시지는 정식 수입을 통해 구매하고 있고, 여기에 배추와 고추가루, 마늘, 양파 등 찌개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는 국내산만 사용하고 있다.

좋은 재료는 맛의 원천이란 신념, 그리고 손님들을 향한 음식의 정직함을 지켜가기 때문인데, 지금까지 그 의지와 약속을 어긴적이 없다.

이미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는 국내 지상파 방속국 음식 프로그램에서 수 차례 소개됐고, 가수 홍진영, 김종국, 탤런트 유동근, 개그맨 정형돈, 마라톤 선수 이봉주 등 많은 인기 스타들이 최네집 부대찌개 맛을 보러 다녀갔다.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는 이미 국내 지상파 방송국 맛집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차례 소개됐다. ]

이같은 인기와 경영 철학은 매출에서도 말해 주는데, 최네집 본점의 연간 매출 액은 평택 북부(구 송탄시)지역에서 가장 높다고 한다.

최네집은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일도 경영 철학에 담겨있다.

해마다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기부하고 있고, 최근에는 강원도 산불 이재민들을 직접 찾아가 부대찌개 500인 분을 전해주기도 했다.

그렇지만 잘못 표현 되거나, 정확하지 않는 '부대찌개 원조'에 대한 역사와 정보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아쉬움과 고민으로 남아 있다.

사실 50년 전으로 돌아가면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생긴 음식이고, 원조라는 것이 부대찌개 창시자인 최정자 할머니의 증언이다.

최 할머니는 "1969년 송탄 부대찌개가 처음 생길때만 해도 국내에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당시 군부 시절이었기 때문에 부대라는 말을 쓸 수 없었고, 미국산 햄과 소시지를 구입하는 것 조차 불법이었는데, 미군들에게까지 인기가 너무 좋아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따 '존슨탕'으로 쓰여졌다"고 기억했다.

그러면서 "부대찌개 원조라고 자칭하는 의정부에선 찌개가 아닌 볶음으로 음식을 시작했고, 한참 뒤에 찌개를 팔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회고했다.

그런데도 의정부 부대찌개 브랜드 알리기는 행정당국에서 앞장섰고, 지역 대표적인 음식으로 상품화 시켜, 대대적인 홍보까지 벌였다.

잘못된 '부대찌개 원조'에 대한 정보는 평택에서 조차 잘못 표기되고 있다.

평택시는 지역에 가장 오랜된 부대찌개 식당을 '김0집'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사실상 이곳의 역사는 올해 30년째다.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

다시말해 50년 전통을 이어가고 있는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가 있는데도, 오히려 공식적으로 다른 곳을 가장 오래됐다고 잘못된 정보를 시민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셈이다.

양재웅 대표는 "50년 전통의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김있는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의 역사가 잘못된 정보에 의해 가려져 있다는 것이 정말 안타깝다"면서 "이제라도 부대찌개 원조라는 수식어를 평택(과거 송탄) 최네집 이라고 정확히 명칭 할수 있도록 행정당국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처음 '존슨탕'이라 불렸던 '최네집 송탄 부대찌개'가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곳에 담긴 전통과 역사의 기록이 올바르게 쓰여질 수 있도록 재조명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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