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콘텐츠심의위]'언론인생 2막'기자들이 아주 브랜드칼럼 파워 만들었다

2019-05-2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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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철학1호 콘텐츠 '신뢰'를 되찾자…모바일 전략 핵심은 독자니즈 파악

21일 열린 아주경제 콘텐츠심의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 맨오른쪽 아래 이상국 논설실장, 시계방향으로 이재호 논설위원, 곽재원 논설위원, 김세원 논설고문, 박종권 논설위원, 뒷쪽 가운데 자리 황호택 논설고문, 오른쪽으로 이수완 논설위원(뒤쪽), 최수묵 기획위원, 김낭기 논설고문, 김정기 콘텐츠위원. [남궁진웅 기자, timeid@ajunews.com]



"말로는 디지털인데 몸은 여전히 '독자 잃은 종이신문'에 매달려 있는 모순이 곧 끝날 수 있다는 상황을 직시해야 합니다. 지금 정신 차리지 않으면 아주경제의 도약은 차질을 빚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진짜 디지털을 매체 본령으로 삼아 그것에 최적화한 진짜 시대적인 매체를 만들어낼 때가 아닐까요. 그 변화 속에서 오히려 새롭게 되새겨야할 것은, 뉴스소비자에게 신뢰를 얻는 일입니다."(곽재원)

회의는 디지털로 시작해서 콘텐츠와 신뢰로 끝났다. 20일 오후 4시부터 두시간 동안 열린 2019년 상반기 아주경제 콘텐츠심의회의의 핵심풍경이다. 다양한 언론경륜을 갖춘 콘텐츠위원과 논설위원들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언론 전환기의 상황을 직시하는 신문 콘텐츠 경영의 혁신을 이야기했고, 변화의 노도에 제 정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기품있는 미디어를 정립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김광현 아주경제 총괄사장, 황호택 논설고문, 김낭기 논설고문, 김세원 논설고문, 곽재원 초빙논설위원, 이재호 초빙논설위원, 김정기 콘텐츠위원, 최수묵 기획위원, 이상국 논설실장(회의주재)이 참석했다. 다음은 논의 내용.

이실장 : 현재 전체적인 언론 분위기를 봐도 정확한 혁신모델을 찾기는 어렵다. 새로운 뉴스생태계 속에서 아주경제가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뭐가 있을지 논의는 필요한 것 같다. 올해 들어와서 인사이터즈(오피니언 페이지) 를 만들면서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아주경제에 칼럼이 하나의 중요 상품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아주경제 전반의 콘텐츠 문제에 대해 위원님들의 의견을 부탁드린다. 

# 경제 관련한 브랜드 칼럼 강화를

김정기: 지난 8월에 만났을 때 전문 칼럼니스트를 강화할 필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것이 현실화되어 기쁘다. 나는 학계에 있어서 언론현장의 이야기를 하는 이 토론이 참 좋았다. 언론계에서 열심히 뛴 이런 분들이 현업을 마치고 다시 아주경제라는 신문사에 참여하여 좋은 글로 사회에 기여한다는 것이 가치있는 일이다. 이런 고급콘텐츠가 생산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도 중요하다. 이건 글 쓰시는 분들이 노력한다고 되는게 아니고 아주경제에서 유통에 신경이 더 써야 한다. 브랜드 칼럼(아주경제 필자특화 칼럼)난이 개설되면서 CEO칼럼 같은 기존 콘텐츠 상품들이 약화된 건 아닌가. 이런것들을 보강할 방법도 필요하다. 필자 선택도 다양화가 필요하다. 젊은 현장 경험이 있는 필자도 강화하자. 중국, 베트남을 포함해 지역적인 필진 다양화도 꼭 필요하다.다양화하자. 네이버 제휴에 관심이 크다.  작년에도 이 문제와 관련해, 차별화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이 있었다. 아주경제는 조중동같은 언론에 비하면 오히려 차별화를 위한 장애물이 적다. 특히 경제 관련한 브랜드 칼럼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아주경제의 독자 중 상당수는 기업인과 공직자들이다. 하지만 독자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눠, 더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독자를 모르고 콘텐츠를 공급하는 일만큼 어리석은 것이 어디 있겠는가. 아주경제에 대해 뭘 바라는지를 알아야 제대로 상품을 만들 수 있다.

이실장: 신문도 좀 바뀌었고 컨텐츠들도 일정하게 안정되어가는 감이 있지만, 편집국 제작 시스템이나 기획과 제작 역량의 부족은 여전하다, 이런 것들을 개선하기 위해선 무엇부터 손 봐야 할지.

김정기: 당연히 경제 콘텐츠다. 그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품질인데, 이젠 심층 기사로 승부할 때가 됐다.  그리고 기자들의 바이라인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바이라인이 기자의 자존심이자 책임감이며 언론 품격의 기본이다. 

# 시니어언론인 결집한 아주경제, 칼럼-기획파워 살려야

이재호: 작년에 우리가 모였을 때 유능한 시니어언론인들이 아주경제의 필진으로 활동하는 일에 대해 잠깐 말한 적이 있다. 기자협회나 미디어 관련 언론에 이런 내용을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 아주경제가 '2막'언론인들이 새롭게 활약할 수 있는 보금자리로 거듭나고 있는 현장은, 충분히 뉴스감이다. 기자들이 요즘 언론계를 떠나면 할게 없다. 강사법이 개정되서 강사 자리 하나를 찾기가 힘들다. 아주경제는 경제신문의 본령을 적극적으로 살려, AI와 4차산업혁명을 더 집중해서 다룰 필요가 있다. 20년전쯤 워싱턴포스트는 시대를 예견하고 첨단에 집중해 큰 호응을 얻었다. 아주경제는 AI섹션을 신문의 부록 형식으로 만들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다. 아주경제 브랜드 칼럼이 동종 업계에는 충격을 주었을 것이다. '이 신문이 이걸로 승부를 본다' 하는게 느껴진다. 글 내용도 좋지만, 아주경제의 실력을 총동원해 이 지면으로 승부를 보겠다 하는게 느껴진다. 필자로서 글이 편집을 못따라간다는 걸 느낀다. 브랜드 칼럼은 지금처럼 잘 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낭기: 인터넷 신문들이 우후죽순 생기면서 필경사(筆耕士) 기자의 대량 생산이 문제다. 클릭수 때문에 쓰는 기사, 자기 관점과 아이디어가 들어가지 않는 기사는 그냥 필경사의 글인 건데 현실은 필경사를 안할 수도 없다. 필경사를 하지만 그 와중에도 차별화를 하는게 필요하다. 요즘 편집국 현장 지휘도 맡고 있는데, 신문들에 다 나오는 기사는 대충 쓰고 1분 1초 낭비하지 말고 에너지 아껴서 기획기사 써라 한다. 말처럼 쉬운일은 아니겠지만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필경사는 최소한으로 하고 기획기사에 힘을 써야 한다. 투 트랙이 가능하다. 갈수록 해설기사와 분석기사의 경계가 없어진다고들 하는데 칼럼은 주장의 성격을 더 분명히 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래야 차별화가 된다. 주장이 담긴 칼럼과 주장이 빠진 소프트한 기사가 같이 들어가니까 지면의 정체성이 모호해지는 느낌도 있다.

이실장: 칼럼 지면은 신문사의 수익 구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분이기에 어려움이 있다. 이재호 위원 말씀처럼 아주경제가 올해 들어 잘 선택한 것 중의 하나가 필진구성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 칼럼이 그냥 자리 하나를 만든 것이 아니라 각지에 있는 훌륭한 칼럼이 다 들어와 모인 것 같다. 보석을 발굴한 느낌이다. 한 개면 내지 두 개면이 더 확장되면 인물 스토리 같은 종류나, 지금까지 못하고 있는 취향이나 장수라던가 하는 주제들로 영역들을 넓힐 수 있다. 브랜드 칼럼은 과도기 단계다. 실험적인 것들도 많이 다루고 입소문이 날 수 있을 정도로 특화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 콘텐츠 차별화하고, 매일 스토리 하나로 승부 걸어라

곽재원: 종이는 컨테이너라고 하면, 종이신문이 망한다는 것은 컨테이너가 필요 없어졌다는 거다. 콘텐츠 공급자와 수요자는 여전히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차별화할 것이냐 인데 대내적인 것은 아까도 말씀하셨지만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 아침에 당번하나 정해놓고 빨리 후딱 정리해서 일반적인 뉴스는 다 처리해놓고 여력은 다른 곳으로 돌려야 한다. 자신들만의 콘텐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칼럼들로 매거진화 되더라도 오늘 승부는 이거다 하는 원 스토리를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동산 대책 기사를 예로 들면 발표기사는 거기 출입기자가 쓰면 되는데 기자가 여기에 다 달라 붙는 게 문제다. 어떤 관점으로 어떤 독자를 위해 기사를 쓸지 고민해서 나눠야 한다. 영국 같은 경우는 예산 발표가 되면 4인 가정이다, 6인 가정이다, 백인 가정이다, 군인가정이다, 공무원 가정이다 하는 식으로 가정의 종류를 나눠서 가정형태에 따라서 예산을 어떻게 할 것인지 다르게 보는 것을 조명한다. 우리같은 시니어기자들도 이런 경우 기획의 머리를 빌려줄 수 있다. 시니어기자들이 현업 기자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 시각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 시대를 포괄적으로 볼 시각도 키워줄 수 있다. 지금 보면 국내 뉴스와 국제 뉴스가 뒤섞여 나오고 있는데 대부분 미국 시각이다. 대부분 미국에서 유학하고 하는 교수들이 많으니까 지식의 편향성이라던가 편식성이 심하다. 아주경제는 중국이나 일본, 동남아의 시각을 부각시켜 균형을 이뤄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한다. 제가 보면 전부 다 미국 시각이다. 오늘도 미국이 앞서가니 중국이 망한다는 이야기가 막 들어온다. 그게 꼭 맞느냐 하면 그건 아닐 수도 있다. 다양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아주경제 편집은 주목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언론사 재취업'에 앞장 서는 아주경제 스토리도 어필할 만하다. NIE 교육 특화도 검토해볼 만하고 SNS페이크뉴스 체크로 특화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포털과 함께 이런 대책을 함께 해내가는 것도 방법이다. 

최수묵: 선배들 말씀들어보니까 대형언론사 국장 회의를 보는 거 같다. 저는 내부 상황 이야기를 좀 하겠다. 다음 달부터 아주경제 기자들 멘토링 시스템을 하려고 한다. 5년차 미만 주니어 기자들이 대상이다. 한달에 한번씩 실행할 예정이다. 사내에 자발적 스터디 모임을 시작했다. 스스로 회비 10만원씩을 내고 공부하는 모임이다. 11명 정도가 하기로 했다. 이런 것도 중요한 시작이다. 케이스스터디도 해보고 취재도 해보고 기획도 해볼 것이다.  자발적 스터디를 통해 애사심을 갖게하는 게 중요하다. 무기도 장착시켜주고 탐사 교육도 시켜서 젊은 친구들로 하여금 새로운 컨텐츠의 크리에이터가 되게 할 것이다. 성공여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어쨌든 자발적이니 참여도가 훨씬 좋다. 

김세원: 아주경제는 5개 국어로 발행되는 것이 남다른 가치가 아닌가 한다. 하지만  5개 국어는 있지만 5개 관점은 없지 않나 한다. 어제가 다문화의 날이다. 5개 나라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좌담회를 하는 것은 훌륭한 콘텐츠가 될 것이다. 저는 콘텐츠에 관심이 많은데. 미래가 불확실한 시대이니 만큼, '용한 점집'같은 민간의 예측 문화들을 잘 다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 '럭셔리'를 깊이 있게 지속적으로 다뤄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또 놀이에 대한 관심도 많다. 어디 가서 어떻게 놀지를 콘텐츠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방탄 무대를 만든 SNS스토리만 끝없이 파헤쳐도 반응이 올 것이다. 

# 5개 국어 신문인데, 5개 관점 신문으로 진화해야

이수완: 아주경제 기사가 전체적으로 개성이 없는 게 문제다. 편집국과 논설실 등 다양한 조직이 콜라보를 이뤄 기획하고 협업하여 새로운 기사들을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황호택: 신문의 디지털화는 필수적이다. 뉴욕타임즈는 광고는 물론이고 구독료 포함 수익 70%가 디지털로 나온다. 종이신문은 망했어도 뉴욕타임즈는 새로운 수익구조를 만들었다. 우리도 수익구조를 봐야한다. 한국 신문은 국내 주요기업이 홍보 전략만 바꿔도 전체 언론사들이 휘청한다.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아주경제는 브랜드 가치를 높여놓고 독자적인 독자층을 가져야 한다.  스마트 폰으로 읽는 기사들을 엮어서 논평하는 칼럼이 주목 받을 수 있는 있다. 지금은 어느나라나 보면 신문이 어느쪽으로 경도 되고 편향되야 독자도 붙고 광고도 붙고 해서 어중간한 중도지는 아무도 쳐다보는 사람이 없는 풍토도 문제이긴 하다. 한국은 특수한 수익구조라 칼럼도 진보 보수 다 뒤섞어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 종이신문 잘 만들어놓고 유통 부족한 게 아쉽다

박종권: 지피지기의 측면에서 보면 아주경제가 신문을 낼 생각이 있는지가 궁금하다. (테이블 위에 신문 수십개를 펼쳐보이며)제가 거리에서 신문을 다 모아봤는데 아주경제만 없다. 판매망이 부족해 보인다. 잘 만들어놓은 인사이터즈 편집이면 뭐하나? 독자가 만날 수 없다면 말이다. 브랜드 칼럼니스트들은 개개인이 셀링이 가능한 분들이다. 아주경제 전체 구독자 보다 훨씬 많이 할 수 있는 포텐셜을 가지고 있다. 이런 훌륭한 기자들을 향후 다른 브랜드로 묶어서 어필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종이신문의 아름다운 편집을 PDF로 제작해 웹에서도 볼 수 있게 해주면, 아주경제의 인지도가 급속히 올라갈 것이다. 너무나 아깝다.

황호택: 온라인 기사에 대해 말이 나왔으니 얘기인데, 사실 온라인 기사들 속에 들어가는 사진이나 도표 같은 것을 구성하고 기획하는 웹디자인이 필요하다. 종이신문 기자들이 기사 쏘고 사진 보내는 것만으로 온라인 기사 편집을 하는 것은 너무 원시적이며 독자에 대한 배려 제로의 행위다. 온라인 기사 편집 웹디자이너라는 직종에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 

이실장: 사실 제가 그 생각을 가지고 있다. 편집국에도 다양한 기자들이 많지만 논설실 필진 인재풀은 엄청나게 수준이 높다. 향후 이것을 우리의 참된 '브랜드 상품'으로 삼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폴더블폰 등 매체 환경이 달라지면, 우리의 편집을 직접 모바일에 선보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본다. 황고문의 말씀은, 진정한 '모바일 퍼스트'의 기본이지만 국내 언론들이 투자를 하지 않고 있는 부분이다. 공감하는 내용이다.


                                                              [아주경제 콘텐츠위원회 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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