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재미'를 본 고액 자산가들이 새로운 금융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높은 금리와 환(換)차익을 얻을 수 있는 달러예금에 돈이 쏠렸다면, 이제는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이나 달러 보험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
지난해 5월만 하더라도 달러당 1100원을 밑돌던 원·달러 환율은 21일 1194.0원에 마감했다. 1년 사이 100원 가량 올랐다.
지난해 5월 21일 기준 현금 1억원을 달러예금에 넣었다면, 1년 외화정기예금 이율 2.257%에 환율 상승분이 더해져 세금을 제외하고 약 990만원의 수익이 생긴 셈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환율이 단기간 급등해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강달러 흐름이 장기화하기 힘든 상황에서 지금 달러예금에 가입하는 것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달러화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강세 압력이 진정될 것"이라며 "하반기 원·달러 환율은 1090~1199원에서 움직이다가 연말에는 1140원 수준으로 내려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달러 실수요자나 일반 개인 투자자의 경우 시간을 둘 필요가 있다.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 등 실수요자의 경우 일단 필요한 금액의 10~20%만 매수하고 시차를 두고 분할매수하는 게 유리하다.
달러 관련 상품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달러 ELS는 원화 ELS와 같은 구조라도 상품 금리가 더 높다. 조기 상환과 만기 상환 시 원금과 이자가 달러로 지급돼 환율 변동에 상관없이 달러 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달러 보험의 경우 일반적으로 5년, 7년 등으로 납부기간이 길고 매달 사들이기 때문에 고점 매입을 피할 수 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부지점장은 "현재 주가가 많이 조정된 상황이기 때문에 달러 ELS나, 매월 환전해서 자동으로 투자되는 달러 적립보험을 추천한다"며 "장기적으로 분할해서 투자되므로 환율에 대한 부담이 적고 향후 여러 요인을 고려할 때 본인 금융자산의 10% 정도는 달러로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