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계연구원은 21일 두산중공업과 함께 화력발전소의 탈황장비 최종단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제를 0.5mg까지 제거하는 EME(Electrostatic Mist Eliminator, 고효율 정전 습분제거기)를 개발했다.
화력발전소의 굴뚝에는 배출가스를 처리하기 위한 탈황설비(Flue Gas Desulfurization, FGD)가 장착돼 있다. 탈황설비는 황이 포함된 연료가 연소되면서 발생한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장치다. 황산화물을 제거하기 위해 탈황설비 안에서 석회수를 도포하는데, 황산화물을 제거한 석회수는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미스트'로 재탄생한다. 때문에 FGD 상단부에는 미스트를 정화하는 습분제거기(ME, Mist Eliminator)가 설치된다.
기존 습분제거기는 오염물질을 강하게 회전시키는 원심력 방식이나 파이프를 따라 충돌하면서 제거하는 관성출동 방식으로 오염물질 입자를 제거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들은 20㎛ 이하의 크기가 작은 입자는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기계연 환경시스템연구본부 환경기계연구실의 김용진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습분제거기에 고유속용 강체방전극과 전기집진 방식을 조합한 EME 방식을 도입해 오염물질 제거 효율을 10배 이상 향상시켰다. 즉 오염물질 입자에 전기를 걸어 한 곳으로 모이게 해 제거하는 원리다.
이번에 개발된 EME 방식을 적용하면 별도의 습식전기집진기 없이도 미세먼지를 0.5㎎/㎥ 이하 농도로 줄일 수 있다. 현행법상 2015년 이후 설치된 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 기준은 5mg/㎥로, 국내 화력발전소들은 3~5mg/㎥ 수준의 미세먼지를 배출하고 있다. 즉 현재 배출되는 10분의 1 수준으로 미세먼지를 감소시킬 수 있는 셈이다.
화력발전소에서 뿜어내는 미세먼지가 줄어들면 국내 미세먼지 현황도 다소 개선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용진 기계연 책임연구원은 "석탄 화력발전소가 국내 미세먼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14% 정도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습식 전기집진기술 대비 부대설비가 대폭 절감돼 설치 공간과 비용을 50% 이상 절약할 수 있다. 가격도 200~300억에 달하던 기존 시설 대비 절반 정도로 절감 가능하다.
기계연은 두산중공업과 함께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 적용할 수 있는 실물 크기 모듈의 파일럿 EME를 창원공장에 설치해 성공적으로 실험을 완료했다. 아울러 500MW급 EME 상용화 설계를 완료해 주요 발전사와 가동된 지 오래된 석탄화력발전소를 위주로 실증에 착수할 계획이다.
기계연은 앞서 2000년 두산중공업과 건식 전기집진기 상용화에 성공했으며 2007년과 2017년 각각 반도체 공장의 습식전기집진기를 개벌해 기업으로 이전한 경험이 있다.
이번 EME 설비는 두산중공업과 함께 석탄화력발전소 탈황장치 전용으로 개발됐으나 장치의 크기와 방향을 벼형해 철강 등 일반 산업용 환경설비로도 적용이 가능하다.
김용진 연구원은 "이번 기술 상용화로 우리나라 미세먼지 배출 저감에 기여하고 국내 환경설비 제조 산업 활성화와 해외 수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