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드론 공격 일파만파...중동 긴장에 국제유가 상승

2019-05-1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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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공격으로 사우디 동서 잇는 펌프장 파손

親 이란 예멘 반군 배후 자처...중동 긴장 고조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최근 자국 원유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은 데 대해 '테러 행위'로 규탄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예맨 반군이 공격을 자처하고 나서면서 이란발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의 칼리드 알팔리 에너지부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 소유의 파이프라인과 연결된 석유 펌프장 두 곳이 폭발물을 실은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격을 받은 펌프장들은 사우디의 알-두와디미와 아피프 지역에 각각 위치하고 있다. 파이프라인을 통해 페르시아만 근처에 있는 동부 유전에서 생산한 원유를 서부까지 수송할 수 있어 동서를 잇는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아도 원유를 수출할 수 있는 주요 시설이다. 

알팔리 장관은 이번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하긴 했지만 인명피해는 없었다면서도 "이번 공격은 세계 원유 공급에 대한 '테러 행위'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번 드론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후티 반군은 이슬람 시아파 맹주 이란의 후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대 관계에 있는 사우디와 이란 간 긴장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사우디는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동부 영해 인근에서 상선 4척이 사보타주(의도적인 파괴행위) 공격을 받은 일과 관련, 사우디 정부의 유조선 2척이 큰 손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이란이 배후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드론 공격과 사보타주 사이의 연관성은 알려져 있지 않지만 사우디 입장에서는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자국 석유 시설을 직접 공격받은 데 대해 더욱 민감해질 수 있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한편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면서 이날 국제유가는 강세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2% 높은 61.78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의 지표가 되는 7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1.08% 오른 71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23일(현지시간) 촬영된 사우디아라비아 쿠라이스 유전의 파이프라인들.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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