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가 미·중 무역분쟁에 곤두박질쳤어도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를 낙관하고 있다. 경기나 기업 실적이 2분기를 저점으로 나아질 거라는 얘기다. 이미 무역분쟁 여파가 주식시장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중·일 약세 지속에도 우리만 반등
다른 아시아 주식시장을 보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67% 하락했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0.59% 내렸다. 상하이종합지수와 닛케이지수는 각각 7거래일, 2거래일 연속 약세를 이어갔다.
중국은 전날 미국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미국 다우와 S&P500, 나스닥은 현지시간 13일 제각기 2.38%와 2.41%, 3.41% 내렸다.
이런 마당에 코스피가 오름세로 돌아선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2080선 안팎이 일단 지지선 역할을 해준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20 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회담할 수 있다고 밝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성공적인 무역협상을 언급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고 말했다.
◆주가지수 지지선 2000~2050 제시
코스피가 더 떨어지더라도 2000~2050선 사이에서는 지지선을 형성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이미 올해 상승폭 가운데 56%가량을 돌려주었다"며 "무역분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8년 4분기 평균주가보다도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주가지수가 빠졌다는 점이 도리어 호재라는 얘기다. 코스피는 이달 들어서만 2203.59에서 2081.84로 6% 가까이 내렸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올해 저점인 1993선보다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2018년 2월과 6월 미·중 무역분쟁으로 겪었던 조정폭은 9%"라며 "이런 정도가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보았을 때 지지선은 2050선 안팎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코스피 예상지수 상단을 2300선 이상으로 내놓는 증권사도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스피가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저점인 0.86배를 밑돌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를 주가지수로 환산하면 2000선 안팎"이라고 말했다. 그는 "주요국 경기가 차츰 나아지고 있고, 신흥국으로 들어오는 자금도 늘어나고 있다"며 "높아지고 있는 기대수익률을 감안한 하반기 코스피 예상치 상단은 2350선"이라고 덧붙였다.
외환시장도 모처럼 안정을 찾았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1.9원 상승한 1189.4원을 기록했다. 오름세가 이어지기는 했어도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환율은 전날만 해도 10.5원 뛰었다. 원화가치는 이달 들어서만 2% 가까이 평가절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