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여러 금연치료사업이 제대로 연계되지 않아 금연 치료자가 금연보조제 및 금연치료의약품을 중복해 처방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4일 '국가 금연지원사업 추진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가운데 열명 중 두명가량(21.5%)인 6만6635명이 금연보조제와 금연치료의약품 '바레니클린'을 동시에 지급(처방)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바레니클린은 니코틴 패치와 같은 금연보조제와 함께 사용할 경우 오심 또는 두통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며 안정성과 효과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지부는 그럼에도 동시 처방을 금지할 뿐 보건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금연치료사업 연계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감사원은 "금연보조제는 인체에 니코틴을 보충해주는 방식인 반면, 금연치료의약품은 니코틴 공급 욕구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서로 상반된 작용 기전을 갖고 있다"며 "복지부는 사업 참여자의 금연 이력 관리를 통해 금연보조제를 사용하고도 금연에 실패할 경우에 금연치료의약품 요법으로 변경을 유도하는 등 금연클리닉 사업과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을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한 금연치료 건강보험 지원사업에서 바레니클린은 12주 투약이 권장됨에도 불구, 보건복지부는 12주 미만으로 투약한 경우에도 사업을 이수한 것으로 처리했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업의 집행률이 저조하자 2015년 12월 금연 성공 여부와 관계없이 이수만 하면 본인부담금 100%와 10만원 상당의 축하 물품을 지급하기로 인센티브 기준을 수정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사업 참여자는 2015년 23만여명에서 2017년 41만여명으로 증가했고 축하 물품 지급액은 2015년 5억8000만원에서 2017년 79억원으로 13배 급증했다.
그러나 금연 성공률은 2015년 13.3%에서 2017년 14.4%로 1.1%포인트 증가에 그쳤다.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에 "금연치료약품별 프로그램의 이수 조건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금연 성공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인센티브 제도를 개선하는 등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청소년들의 흡연을 막기 위해 복지부가 추진 중인 '학교흡연예방사업'의 관리도 허술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결과, 사업 예산의 절반 이상을 칫솔이나 수건 등 일회성 물품 구매나 식대 등에 사용하는 학교가 2017년 기준 21.5%(304개교)에 달했다.
아울러 미성년자에게는 니코틴보조제 지급이 원칙적으로 금지됨에도, 지난 3년간 전국 163개 초·중학교에서 니코틴 패치 4480장, 니코틴 사탕·껌 6994개를 사서 학생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감사원은 보건복지부에 "학교흡연예방사업 예산 집행 실태 점검을 철저히 하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흡연 중인 학생에게 니코틴보조제를 지급하지 않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라"고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