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을 앞두고 긴축경영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의 A380 일등석 폐지 결정은 마일리지 고객 차단을 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나항공이 추가 좌석 변경 없이 일등석을 '비즈니스 스위트'로 이름만 바꾸면서 마일리지 결제가 불가능한 'J클래스'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일등석 폐지는 유상 결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긴축경영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이 '브랜드 충성 고객'까지 놓치고 있다는 아쉬움이 쏟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변경 정책을 밝히며 평균 30∼40%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한다고 했지만 마일리지 결제 차단은 일등석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불리한 조건일 수밖에 없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9월 1일부터 현재 A380 6대에서 운영 중인 퍼스트 클래스를 비즈니스 스위트로 전환 결정하면서 결제 방식을 변경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기존 마일리지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던 일등석에서 전액 유상결제인 'J클래스'로 적용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즈니스 스위트는 J클래스로 책정돼 마일리지 결제 및 일부 금액 마일리지 상환 결제가 불가능하고 전액 유상 결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직 아시아나항공이 가격을 결정하지 않았지만, 기존 퍼스트 클래스인 A클래스와 비즈니스 스위트 J클래스만 놓고 보면 가격적인 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보통 A클래스가 900만원(세금 불포함) 초반 선인데, J클래스는 800만원 후반 선으로 책정된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노선 시즌 체류기간이 달라서 가격을 확정할 수 없지만 일등석 대비 30%이상 저렴하게 책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퍼스트 클래스는 기자재나 서비스가 비즈니스석에 비해 고가다. 유상고객 보다는 마일리지 업그레이드 고객이 대부분이거나 탑승률이 20~30%로 대부분의 좌석을 비워서 가는 경우가 많다. 매각을 앞두고 '마른 수건 짜기' 경영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에게는 비효율적인 구조였다.
아시아나의 정책을 두고 항공업계에서는 아쉽다는 반응이 쏟아진다. 일등석 마일리지 고객은 해당 항공사를 꾸준히 이용해 마일리지를 쌓은 우수 이용객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충성 고객에 대해 수익성보다는 상징적인 경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등석은 마일리지를 모은 고객에게는 '평생의 꿈'으로 여겨진다"며 "마일리지 결제를 차단해 놓은 것은 프리미엄 서비스를 전적으로 수익성 면에서 보고 운영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전체 보유 항공기 85대 중 장거리 노선에 주로 투입되는 A380 6대의 퍼스트 클래스를 9월 1일부터 폐지한다. 아시아나는 A380에 퍼스트 클래스 12석, 비즈니스 스마티움은 66석, 이코노미는 407석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