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나이, 동성애·간통 투석사형 안하기로

2019-05-06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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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비난 거세지자 강경 태도 철회

동남아시아의 대표적 이슬람 국가 브루나이가 동성애와 간통을 저지른 이들을 사형에 처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달 가혹한 새 형법 도입 후 국제적으로 인권 침해 비난이 거세지자 한걸음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은 5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샤리아(이슬람 관습법) 형법에서 명시한 동성애와 간통에 대한 투석 사형을 실제 적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지난달 3일 브루나이는 동성애와 간통을 저지른 이들에게 돌을 던져 사형에 처할 수 있게 하는 가혹한 샤리아 형법을 도입해 국제적으로 큰 비난을 샀다. 이런 내용을 담은 샤리아 형법을 전국적으로 도입한 것은 아시아 국가 중 브루나이가 처음이었다. 브루나이 인구 중 2/3는 무슬림이다. 

브루나이의 새 형법 도입에 반발해 미국 국무부와 프랑스 외무부가 새 형법 폐기를 요구했고,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와 가수 엘튼 존 등 유명 연예인을 중심으로 브루나이 왕가 소유 호텔에 대한 보이콧 운동도 전개됐다. JP모건, 도이체방크 등 대형 은행들도 브루나이 호텔 보이콧에 동참했다.

브루나이는 국제적 비난에도 샤리아 형법 도입을 강행했지만 국제적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입장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볼키아 국왕은 이날 연설에서 새 샤리아 형법으로 둘러싸고 “많은 의문과 오해”가 있다면서 "우리는 20년이 넘도록 보통법에 따른 사형 집행을 사실상 중단해 왔다. 이는 감형의 여지가 더 큰 샤리아 형법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형 집행을 유예하겠다는 의미다. 

성소수자 및 인권 단체는 브루나이의 이 같은 결정을 환영하면서도, 여전히 우려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인권단체 브루나이프로젝트의 매튜 울페 대표는 CNN에 “브루나이에서 동성애자가 사형을 피할 수는 있게 됐지만 여전히 벌금, 태형, 징역 등의 처벌을 받는다”면서 "또 언제라도 브루나이가 사형 유예를 해제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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