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29일 서울 가로수길 '라이프스타일 TV 팝업스토어'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더 세로는 모바일이 가진 한계를 극복하고 일상에 최적화된 모바일 미디어 경험을 제공하자는 발상에서 출발했다"며 "기존 TV 틀을 벗어던지고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와 시청 상황에 맞춰서 스크린을 세로와 가로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종희 사장은 "소비자 환경 변화에 있어 우리가 집중하는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공유와 소통에 익숙하다는 점"이라며 "밀레니얼 세대에게 TV는 기성세대와 완전히 다른 개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대화면·초고화질·영상 등 본질 기능을 중요시하면서도 방송 시청 중간 채팅과 검색 등의 다양한 사용성이 중요해졌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가 더 세로를 내놓은 이유다. 더 세로는 스마트폰 화면보다 최대 50배 더 큰 화면으로 SNS, 쇼핑, 게임, 동영상 등을 즐길 수 있다. 콘텐츠가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전환되면 TV 화면이 자동으로 가로로 회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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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장은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회의를 하면 바로 그 옆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구성된 커뮤니티가 같은 내용으로 회의를 한다"며 "이들의 시각와 관점을 들으며 소통을 많이 하는데 그러다가 시장에 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들어 미디어 환경은 영상으로 급변하고 있다. 유튜브 사용 시간은 네이버·페이스북·카카오톡을 넘어섰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하루에 18시간 정도를 미디어를 소비하고 있다. 창을 바꿔가며 게임·웹서핑·SNS 등을 하는 멀티태스킹 비중은 96%에 달한다. 모바일을 통한 미디어 소비가 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밀레니얼 세대가 모바일에서 소비하는 상당수의 콘텐츠가 세로 형태인 경우가 많다. 세로 스크린으로 이용하는 사용자가 93%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삼성전자는 여기에 주목했다.
보통 TV는 직각 형태이지만 더 세로는 사진액자나 이젤처럼 비스듬하게 세워놓는 방식이다. 침대·의자·소파 등에서 테스트를 해 본 결과 가장 편하게 화면을 즐길 수 있는 각도를 찾아냈다.
김경훈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디자인팀장(상무)은 "쇼파나 의자에 앉았을 때 각도가 뒤로 기울어져야지만 TV를 보기에 편안한 앵글이 나온다"며 "디자인 모티브는 액자나 포스터를 벽에 기울여서 놓는 것에서 얻었다"고 설명했다.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에는 이미지·사진·시계·사운드 월 등의 콘텐츠를 띄워 개성있는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 있고, 인공지능 플랫폼 '빅스비'와 리모컨의 내장 마이크를 통해 음성만으로 간편하게 각종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더 세로는 다음달 말 한국에 우선 출시된다. 미국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비중은 선진국이 76%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95%가 넘는다. 모바일이 가장 활성화된 국내에서 우선 출시를 결정한 이유다.
더 세로는 43형으로 1개 모델로 출시되지만 향후 시장에 더 큰 화면에 대한 니즈가 있으면 대형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출고가 기준 가격은 189만원이다.
해외 판매 시기는 미정이다. 전세계 유통들의 반응을 보면서 시장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추종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앞서 대외거래상에 세로를 소개했는데 반응이 좋다"며 "TV가 한동안 선물로 채택되기 어려웠는데 이제 TV가 선물로서 오고갈 수 있는 제품이 된 것 같다는 반응도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더 세로의 예상 판매량을 묻는 질문에 한종희 사장은 "더 세로가 얼마나 판매될지 예상하기 어렵지만 상당히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