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이 "일부 지표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가 저점을 통과했다고 단정하기 이르다"고 진단했다.
정 원장은 29일 피지 난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주요국 경제지표가 예상을 웃돌면서 경기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면서도 "수요 확대의 한계, 불확실성 상존 등으로 조기에 회복세를 기대하기는 곤란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하락세를 거듭하던 주요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최근 하락세를 멈추고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 상승 전환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 원장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 전망,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 따른 금융여건 개선 등으로 하반기에 글로벌 경기 회복세 전망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며 "하지만 유럽 경기부진 지속, 중국 부양책이 성장 가속보다는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글로벌 성장세 회복을 확신하기는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가장 경기가 부진한 유럽에서 산업생산, PMI 등이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중국발 수요가 되살아나고 수혜로 연결되기까지 적어도 6개월이 걸린다는 점에서 당분간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여기에 향후 미·EU 및 미·일 무역협상, 영국의 브렉시트 등 불확실성과 주요국들의 정책 대응 노력에 따라 경기전망이 수시로 바뀔 수 있다.
정 원장은 "중국이 부양책에 나서고는 있지만, 지난 19일 있었던 정치국회의에서 성장보다 개혁을 강조하는 등 성장 촉진보다는 유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최근 중국 지표가 개선되었는데, 이는 재정지출의 연간 목표인 6.5%를 1분기 중에 조기집행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