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들의 순박한 표정 담긴 영월 창령사 오백나한 전시

2019-04-2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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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29일부터 6월 13일까지 소개

보주를 든 나한, 고려말 조선초 강원도 영월 창령사 터 출토, 높이 37.4cm, 국립춘천박물관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이 강원 영월 창령사 터에서 발굴한 오백나한을 선보인다.

창령사 오백나한은 여말선초의 비교적 이른 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나한상이 일정한 형식 없이 자유분방하게 만들어지지만 창령사 오백나한은 발굴된 다른 나한상들에 비해 아이와 같은 순수함이 배어 있는 가운데 순박하고 친근한 표정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사찰에서 통일신라 때부터 오백나한상을 만들어 섬기면서 나한당이 있던 절에서는 석가모니 삼존볼과 함께 나한상을 모시면서 나라에 가뭄이 들 경우 기우제를 지내는 등 나라의 평화를 기원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립춘천박물관의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 - 당신의 마음을 닮은 얼굴’전을 관람객들의 사랑과 전문가 추천을 받은 2018년 전시로 선정하고 서울전을 새로워진 연출로 29일부터 6월 13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선보인다.

전시 1부는 ‘성속을 넘나드는 나한의 얼굴들’이라는 주제로, 2부 전시는 ‘일상 속 성찰의 나한’이라는 주제로 중고 스피커와 창령사 나한상으로 구성한 ‘도시 일상 속 성찰하는 나한’을 연출했다.

1부에서는 창령사 나한상 32구를 소개하고 2부에서는 스피커 700개를 쌓아 올리고 나한상 29구를 함께 소개하면서 도시 빌딩숲 속 성찰하는 나한을 나타냈다. 이번 전시는 국립박물관과 설치작가 김승영이 과거 문화유산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협업해 선보인다.

창령사 터 오백나한상은 2001년 5월 강원도 영월군 남면 창원리에서 주민이 일부를 발견하고, 강원문화재연구소가 2001~2002년 완형 64점을 포함해 317점의 나한상과 불보살상을 발굴했다. 중국 송나라의 동전 숭녕중보와 고려청자 등이 함께 출토돼 창령사가 고려 12세기 무렵 세워진 사찰로 밝혀졌다. 창령사는 고려 중기부터 조선 중기까지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나한은 ‘아라한’의 줄임말로,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고 불·보살에 버금가는 신성함을 지닌 석가모니불의 제자들로 성자의 모습과 함께 인간적인 면모도 표현된다. 창령사 터 오백나한상에는 ‘세속화’된 친근한 이미지가 강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으로 희로애락의 감정을 드러내거나 따뜻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순박한 표정을 담고 있다. 창령사 터 오백나한상은 기쁨에 찬 얼굴과 두건을 뒤집어쓰고 평온함에 잠겨든 얼굴, 무거운 고개를 떨구고 무언가에 몰입한 얼굴들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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