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강행 추진에 ‘난장판’ 된 국회…곳곳서 충돌

2019-04-25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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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국회 곳곳 ‘점거’…구조요청한 채이배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25일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려 하자,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 반대파의 반발로 국회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졌다.

◆ 장면 1. 국회 의원회관 창문 틈으로 구조 요청한 채이배
 

[연합뉴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부터 국회 의원회관 내 채이배 의원실을 점거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 지정을 반대하는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사임시키고 채 의원을 보임하는 요청서를 승인하자, 채 의원이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패스트트랙을 지정하기 위해선 채 의원의 ‘1표’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었다.
정갑윤·여상규 의원을 비롯한 한국당 의원 10여명은 채 의원실을 찾아가 소파로 문을 막은 뒤 채 의원이 사개특위 논의에 참여하려는 것을 봉쇄했다. 채 의원은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가량 갇혀 있었다. 이에 채 의원은 경찰에 신고하는 한편, 의원회관 창문을 통해 모여있는 취재진에게 ‘구조 요청’을 했다.

창문 틈 사이로 머리를 내민 채 의원은 “경찰과 소방을 불러 감금을 풀어주고 필요하다면 조치를 취해달라고 했다. 창문을 뜯어서라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 의원이 창문을 뜯어내고서라도 나가려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마지못해 그를 풀어줬다. 채 의원은 이후 공수처 및 검경수사권 조정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국회 운영위원장실로 향했다.

◆ 장면 2. 국회 의안과·사개특위·정개특위 점거한 자유한국당
 

25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정치개혁특위가 열릴 국회 행안위 회의장에서 밤샘 농성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막기 위해 국회 의안과와 사개특위, 정치개혁특위의 회의장을 점거했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기 위해선 먼저 국회 의안과에 법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후 사개특위와 정개특위 회의장에서 각각 회의를 열고 재적의원 5분의 3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법안 발의부터 의사진행까지 ‘철저하게’ 막아선 것이다. 보좌진들까지 총동원됐다. 민주당 보좌진협의회는 문자를 보내 “한국당 의원 및 보좌진들이 국회 내 곳곳을 점거하고 있다”며 “한국당의 점거 행위 및 불법행위를 사진 및 동영상으로 촬영해주시고 신고해달라”고 공지했다. 이에 한국당 보좌진협의회는 “초상권 침해행위를 채증해 한보협으로 반드시 신고해달라”고 맞받았다.

◆ 장면 3. “文의장, 성추행 피해자 2차 가해해”
 

문희상 국회의장이 24일 오전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문제로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자유한국당 의원 중 임이자 의원(가운데)의 얼굴을 양손으로 감싸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선 문 의장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문 의장이 전날 임이자 한국당 의원의 양볼을 두 손으로 감싼 것을 ‘성추행’이라며 비판한 것이다.

신보라 최고위원은 “어제 국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성추행 국회의장은 황급히 자리를 떴고 병원행을 자처하더니 국회의장 대변인은 ‘자해공갈’이라며 피해 의원을 가해자로 몰아서 2차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어 “희대의 미투 사건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추행 무징계 민병두·김정우 의원, 이렇게 의원들의 성 문제에 유독 소극적인 민주당이 급기야 가해자까지 두둔하고 있는 희대의 촌극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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