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P2P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지난달 말 기준 협회 회원사 44개사의 총 누적대출액은 3조630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2조2958억원)보다 58.1%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자산유동화담보대출(ABL)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ABL은 지난해 3월 취급량이 미미해 공시조차 하지 않았지만 10월부터 공시하기 시작해 올해 3월 말 누적 취급액이 2788억원에 이르렀다. 지난달 잔액은 1150억원으로 총 대출잔액(1조904억원) 중 차지하는 비중이 10.5%에 달한다.
ABL이란 미래에 수익을 지급받을 권리(수익권)를 담보로 대출을 진행하는 구조화상품이다. 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취급하는 P2P업체들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PF 대출은 건설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대출상품인데, 대출자는 완공 후 얻는 수익으로 P2P업체에 원리금을 갚는다. 이때 완공 후 얻는 수익을 담보로 다시 한번 대출받는 게 부동산 ABL이다.
문제는 부동산 경기가 꺾이고 있다는 점이다. PF 대출의 연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ABL의 부실 우려도 커지고 있는 것이다. PF 대출자가 수익을 못 내 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면 ABL의 연체율은 오를 수밖에 없다. 심은석 금융감독원 핀테크감독팀장은 "ABL 등 구조화상품은 기본적으로 부실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ABL 부실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ABL 비중이 자사 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욘드펀드의 경우 연체율이 57.5%에 이른다. 자사 대출의 4분의1을 ABL로 내보낸 피플펀드 연체율 역시 13.2%에 달한다. ABL과 더불어 PF대출을 중점 취급한 더좋은펀드의 연체율은 무려 100%다.
금융권 관계자는 “보통 금융사들이 취급하는 ABL은 연체 등 불량채권은 제외하고 건전성이 높은 채권을 채우는 작업을 한다”면서 “하지만 P2P 업체들이 판매하는 ABL의 경우 새로운 채권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한계가 있어 부실 우려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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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지난 2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P2P 대출의 해외 제도 현황 및 국내 법제화 방안 모색 공청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19/04/22/20190422121650113996.jpg)
민병두 국회 정무위원장이 지난 2월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P2P 대출의 해외 제도 현황 및 국내 법제화 방안 모색 공청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