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미친 날’이었다. 손흥민(토트넘)이 10분 만에 멀티 골을 폭발시키며 토트넘(잉글랜드)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으로 이끌었다.
토트넘은 18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이하 맨시티)와 2018~201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2골을 몰아친 손흥민의 활약이 더해져 3-4로 졌다. 하지만 지난 8강 1차전에서 손흥민의 결승골로 1-0 승리를 거둔 토트넘은 1, 2차전 합계 4-4를 기록해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맨시티를 제치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시즌 19·20호 골을 기록한 손흥민은 2016~2017 시즌 작성한 프리미어리그 개인 통산 최다골(21골)에 1골 차로 바짝 다가섰다. 손흥민이 유럽 무대에서 20골 고지를 넣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하지만 이날 손흥민의 유일한 흠은 경고 누적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3분 옐로카드를 받아 경고 누적으로 아약스와의 4강 1차전에 결장한다. 손흥민이 아약스와 2차전에 출전하면 2010~2011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었던 박지성 이후 8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4강 무대를 밟는 한국인 선수가 된다.
이날 경기를 마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한 손흥민은 “이런 경기는 해본 적이 없다”며 “힘든 경기였지만, 그만큼 미친 경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팀 동료들이 너무 자랑스럽다. 우리는 토트넘의 정체성을 보여줬고 열심히 싸웠다”고 덧붙였다.
또 손흥민은 영국 일간지 미러를 통해 경고 누적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 매체는 “손흥민이 경기가 끝난 뒤 독일 스카이스포츠 방송과 인터뷰 도중에 준결승 1차전 결장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손흥민은 상심하며 ‘나는 몰랐다’라는 대답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나마 다행인 건 적어도 손흥민이 4강 2차전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가 끝난 뒤 UEFA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장 뛰어난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는 ‘맨 오브 더 매치’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UEFA는 손흥민에 대해 “손흥민은 이번 경기의 키 플레이어였을 뿐만 아니라 전반전에 토트넘의 분위기를 이끌었다. 손흥민의 첫 반째 골은 행운이 따르기도 했지만 두 번째 득점은 엄청났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