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러시아 외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8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푸틴 대통령이 중국 일대일로 정상포럼 참석에 앞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김 위원장과 회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즈베스티야는 “회담은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극동연방대학 캠퍼스 내에서 열릴 것"이라며 "대학 내 1개 동이 폐쇄됐고 이것이 회담 준비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어 이날 스포츠 시설이 있는 대학 건물의 복사점에 "김정은(위원장) 방문으로 17~24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나붙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통신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김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3차 정상회담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남·북 정상회담 제안도 받은 상태라 그의 방러 일정에는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즉흥적이기 때문에 일정 변경 등의 '깜짝쇼'가 있을 수도 있다고 이 소식통은 관측했다.
통신은 또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회담이 성사되면 양자 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하고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하에서 양국 경제 협력 확대 방안이 협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밖에 회담에서는 이밖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에 따라 올해 말까지 모두 철수해야 하는 러시아 내 북한 노동자 문제도 거론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예상대로 성사되면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시베리아 울란우데를 방문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당시 대통령(현 총리)과 만난 후 8년 만의 첫 양국정상회담이다.
한편 언론보도 등을 통해 내주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 개최가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크렘린궁은 아직 공식적으로 회담 개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 유리 우샤코프는 이날 자국 기자들의 확인 요청을 받고 "아직 시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 회담은 어디에서라도 열릴 수 있다. 준비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만 답했다. 통상 러시아는 북한과의 정상회담 일정을 하루, 이틀 전에야 발표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