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헌법 불합치로 '먹는 낙태약' 논의 다시 불붙어

2019-04-13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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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약사단체 도입 서둘러···의료계는 전문가 처방 있어야

[사진=연합뉴스]

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조항은 사실상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나오면서 '먹는(경구용) 낙태약' 도입 논의가 다시 불붙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와 약사단체에서 인공적으로 유산을 유도하는 '미프진'의 국내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병원 내에서 전문가 조치 하에 사용한다는 전제에 합의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13일 의약계에 따르면 약사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최근 "임신중절의 합법화와 함께 미프진의 빠른 도입을 바란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미프진은 1980년대 프랑스에서 개발돼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6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는 미페프리스톤 성분의 경구용 의약품이다. 태아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고 자궁을 수축해 유산을 유도한다. 낙태가 불법인 국내에서도 온라인 등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미프진 도입에는 '전문가의 처방과 처치'라는 조건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미프진이 12주 안에만 복용하면 생리통 수준과 약간의 출혈로 안전하게 낙태된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애초에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약은 없는 데다 낙태는 모체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헌재가 낙태를 위헌이라고 봤다고 해도, 아직 법 개정으로 이어진 게 아닌 만큼 미프진 등의 도입을 논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법 조항이 효력을 잃은 게 아니므로 관련 논의를 진행할 순 없다"며 "위법 사항이 해소된 후 해당 의약품의 수입·공급업체 또는 제조업체가 허가 심사를 신청하면 그때 다시 들여다볼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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