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여성단체와 약사단체에서 인공적으로 유산을 유도하는 '미프진'의 국내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병원 내에서 전문가 조치 하에 사용한다는 전제에 합의하는 게 우선이라는 의견이다.
13일 의약계에 따르면 약사단체인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건약)는 최근 "임신중절의 합법화와 함께 미프진의 빠른 도입을 바란다"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미프진은 1980년대 프랑스에서 개발돼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 등 60개국 이상에서 판매되는 미페프리스톤 성분의 경구용 의약품이다. 태아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고 자궁을 수축해 유산을 유도한다. 낙태가 불법인 국내에서도 온라인 등에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특히 미프진이 12주 안에만 복용하면 생리통 수준과 약간의 출혈로 안전하게 낙태된다고 알려진 데 대해서도 우려를 드러냈다. 애초에 '안전하다'고 확신할 수 있는 약은 없는 데다 낙태는 모체에 적잖은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헌재가 낙태를 위헌이라고 봤다고 해도, 아직 법 개정으로 이어진 게 아닌 만큼 미프진 등의 도입을 논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법 조항이 효력을 잃은 게 아니므로 관련 논의를 진행할 순 없다"며 "위법 사항이 해소된 후 해당 의약품의 수입·공급업체 또는 제조업체가 허가 심사를 신청하면 그때 다시 들여다볼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