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3일 밤 11시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전파를 송출했다. 이로써 다시 한번 정보기술(IT) 강국임을 입증했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3일 밤 11시 각각 5G 1호 가입자를 배출하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선언했다.
당초 업계는 5일 5G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3일 오후,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즌이 예정됐던 11일에서 일주일 앞당긴 시점에 5G 상용화를 선언할 것이라는 동향이 감지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이날 저녁 8~9시경까지는 실제 버라이즌이 4일(한국시간) 상용화를 선언할지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통신사와 삼성전자, 과기정통부는 단말기와 요금제가 모두 준비된 상황에서 '세계 최초 5G'라는 목표를 확실하게 달성하기 위해 더 이상 상용화를 늦출 필요가 없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어 이날 밤 11시 통신3사는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전격 상용화를 선언하고 통신사별 1호 가입자를 대상으로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은 피겨스타 김연아와 유명 프로게이머 페이커(이상혁), 30년 장기고객 박재원씨 등 5명을, KT는 울릉도와 독도에서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직원의 배우자에게, LG유플러스는 U+ 5G를 알릴 유플런서인 유튜버 '아옳이(김민경)', 카레이서 서주원 부부를 각각 1호 가입자로 선정했다.
버라이즌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서비스 개시 후 2시간이 지난 4일 새벽 1시(한국시간), 미니애폴리스와 시카고에서 "5G 스마트폰과 호환되는 세계 최초의 상용 5G 네트워크를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2시간 차이로 한국이 세계 최초 상용화에 나서게 된 셈이다.
다만 버라이즌이 상용화에 나선 시간이 미국 기준으로는 3일 낮 12시여서 최초란 타이틀을 둘러싸고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해외 언론도 한국의 5G 상용화에 관심을 기울였다. 3일 열린 SK텔레콤의 5G 론칭 세리머니 행사에는 30여개 매체의 외신 기자들이, KT의 간담회에도 20여개 매체가 참석했다. LG유플러스의 강남 5G 팝업스토어 '일상로5G길'에도 월스트리트저널(WSJ), 닛케이신문 등 외신에서 5G네트워크와 서비스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세계 최초 5G 서비스 개시를 달성한 가운데 정부는 구체적인 산업 전략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8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식을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는 글로벌 5G 시장 선도를 위한 국가 전략인 '5G+ 전략'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민·관이 합심해 달성한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정보통신 최강국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며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통해 1등이 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5G 시대를 다른 나라보다 앞서나갈 수 있게 된 만큼, 세계 최고의 5G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국가의 역량을 총 결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초기 5G는 서울,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 등 주요 도시의 인구밀집지역을 위주로 서비스를 개시한다. 이후 지속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 올해 말에는 85개 도시의 인구밀집지역에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5G 스마트폰도 본격 출격한다. 일반 고객들은 5일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 S10 5G를 개통해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의 5G 스마트폰인 'V50 ThinQ'는 오는 19일 국내 출시된다.
5G 시대가 본격 개막함에 따라 게임을 포함한 VR·AR 콘텐츠, 초고화질 동영상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5G는 초저지연·초고속을 특징으로 하는 만큼 클라우드 기반 스트리밍 게임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자율주행차 개발도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김동구 5G포럼 집행위원장(연세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은 "5G의 첫 출발이 될 자율주행차와 같은 산업 애플리케이션에 우리나라가 주도권을 쥐고 전 세계에서 쓰이는 솔루션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망 중립성 문제등 관련 규제들도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