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가 오는 4월 주류세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맥주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오비맥주 가격 인상 스타트, ‘소맥’ 즐긴다면 ‘타격’
오비맥주는 다음 달 4일부터 카스와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의 공장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한다고 밝혔다.
오비맥주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의 경우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현행 1147.00원에서 1203.22원으로 56.22원, 4.9% 오른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살 때 소비자가는 100원 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 음식점이나 유흥업소에서는 보통 500~1000원 단위로 가격을 올린다. 카스 음식점 판매가는 현재 500㎖ 병당 4000~4500원 수준에서 4500~5000원 수준으로 오를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주류 소비섭취 실태조사에 따르면 20~30대 고위험 음주 비율이 높았고, 폭탄주 중에서도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비중이 93.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17년 10월 25일부터 11월 6일까지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주류 섭취 경험이 있는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처럼 소주와 맥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소맥’을 즐기는 소비자라면 체감 인상 폭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지역이나 성별, 직종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소주 1병으로 소맥을 만들어 마신다고 가정했을 때 맥주는 최소한 2병 이상 필요하기 때문이다.
◆맥주 가격 인상, 하이트진로·롯데주류 동참할까
정부는 오는 4월 현행 종가세에서 알코올 도수를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전환하는 내용의 주류세 개편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종가세는 최종 가격에 세금을 붙인다. 이에 따라 국산 맥주는 제조원가에 판매관리비(판관비), 이윤을 포함해 출고가를 산정해왔다.
알코올도수 또는 용량을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바뀌면 국산 맥주는 현재보다 세율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
그동안 수제맥주 등 국내 맥주 업계가 지적해온 수입맥주와의 세금 역차별도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수입 맥주는 국산과 달리 판관비와 마진을 더하지 않는다. 오로지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신고한 수입가에 세율을 매긴다. ‘4캔에 1만원’과 같은 행사가 가능한 이유다.
오비맥주 뒤를 이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맥주 가격 인상에 동참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비맥주의 출고가 인상은 2016년 11월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오비맥주 인상 이후 한달 만에 하이트와 맥스 등 500㎖ 병맥주 제품 출고가를 6.21%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