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포함한 전 세계 시장에서 아이폰 관련 매출이 떨어지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디지털 구독(subscription)을 신규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이다. 실제로 애플은 과거였으면 중요하게 다룰 맥, 아이패드, 에어팟 등 신규 하드웨어 공개를 행사에 앞서 조용히 처리했다.
애플은 2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스티브잡스극장에서 '쇼타임' 행사를 개최하고 애플 뉴스+(플러스), 애플 아케이드, 애플 카드, 애플 TV+ 등 신규 서비스를 공개했다. 구매형 콘텐츠를 구독형 콘텐츠로 전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애플 뉴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LA타임즈 등 미국 유력 일간지와 타임, 보그, 와이어드 등 300여개의 온오프라인 잡지를 월 9.99달러(약 1만 1300원)에 구독할 수 있는 서비스다. 정치, 사회, 엔터테인먼트, 패션, 음식, 여행, 기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애플 뉴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구매하면 매년 8000달러(약 900만원)의 비용이 필요하다. 이를 연 120 달러(약 13만 600원) 수준으로 낮춘 것이다. 다만 미국의 양대 매체인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는 뉴스+에 참가하지 않는다.
콘텐츠는 신문, 잡지를 단순히 온라인으로 옮긴 것이 아니다. 동영상 표지, 하이퍼링크 형태의 목차 등 모바일에 맞게 제작했다. 가입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6명과 함께 이용할 수 있다.
애플 아케이드는 월 이용료(미정)를 내고 100여개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 구독 서비스다. 구독할 수 있는 게임은 계속 추가된다. 인앱결제, 게임 내 광고는 없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의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즐길 수 있고, 인터넷 연결이 끊겨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 아케이드를 위해 애플은 많은 인디 게임 개발사를 섭외했다. 세가, 코나미. 디즈니 같은 주요 게임 개발사도 함께 한다.
애플 아케이드는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 150여개국에서 올해 가을 서비스를 시작한다. 애플코리아는 얼마 전 관련 인력을 보강하는 등 애플 아케이드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원스토어 등에 뺏긴 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서다. 현재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예약을 받고 있으며,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관련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애플 TV+는 넷플릭스, 디즈니 등과 경쟁하기 위해 애플이 선보인 동영상 구독 서비스다. 미국의 주요 TV, 스포츠 채널을 하나의 서비스에서 시청할 수 있고, 애플이 직접 만든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함께 제공한다.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애플 기기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비지오 등의 스마트TV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은 10억 달러(약 1조 1300억원)를 투자해 스티븐 스필버그, 오프라 윈프리, 제니퍼 애니스톤, 리즈 위더스푼 등 유명 방송인과 함께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든다.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룬다. 미국의 유명 인형극 세서미 스트리트와 손잡고 키즈 콘텐츠도 적극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애플 TV+ 역시 큐레이터가 추천하는 개인화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한다. 선호하는 콘텐츠를 우선 보여주는 넷플릭스와 같다. 애플 TV+ 오는 5월 전 세계 100개 국가에서 시작한다. 국내 서비스 여부는 미정이다. 월 구독료 역시 공개되지 않았다. 저작권자들과 이익 배분을 두고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핀테크 사업을 넘어 금융 사업에 본격 진출한 점도 흥미롭다. 애플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애플 페이를 강화한 애플 카드를 선보였다. 온라인 신용카드 서비스다.
애플 카드는 매일 횟수 제한 없이 가맹점에서 2%의 캐시백을 얻을 수 있고, 바로 물건 구매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애플 제품을 구매하면 3%를 돌려준다. 유례없이 강력한 혜택이다. 많은 현금 보유량을 활용해 온라인 결제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애플의 의지가 엿보인다. 국내의 경우 과거 네이버페이가 제한적인 조건으로 2% 캐시백을 제공한적 있다.
서비스 이용은 아이폰내 애플 지갑 앱으로 할 수 있다. 실물 카드를 제공하지만, 해당 카드에 카드 번호, 유효 기간, CVC 번호는 없다. 모든 정보는 앱에 암호화되어 보관된다. 온라인 카드 서비스인 만큼 사용 시간, 사용 위치, 사용 패턴, 주·월간 사용 내역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캐나다, 영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총 40개 이상 국가와 지역에서 올해 말 이용할 수 있다.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