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文대통령…중재론 흔들리고 檢칼끝 靑 윗선 정조준

2019-03-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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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담판 결렬 후 동력 떨어진 운전자론…남북연락사무소 北일부 복귀로 타이밍 고심

檢 환경부 리스트 수사 靑 윗선으로…인사청문회 슈퍼위크서 '조국 책임론' 불가피

문재인 대통령이 '내우외환'에 휩싸였다. 세기의 핵담판 결렬 후 문 대통령의 중재역은 한·미와 북·미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했다.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북한은 되레 '제재의 틀'을 운운하며 대남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내치는 더 암울하다. 검찰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칼끝은 청와대 윗선으로 향하고 있다. '버닝썬 사건'에 연루된 윤모 총경과 '국회 인사청문회 슈퍼위크' 등으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책임론은 재차 불거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리더십도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北美·韓美'에 낀 文대통령 깊어지는 고심
 

문재인 대통령.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서 문 대통령이 내우외환에 휩싸였다. [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25일 한달 만에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한반도평화 프로세스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북한의 궤도 이탈을 우려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제재 철회'와 이날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일부 북한 인원 복귀 등 '숨고르기' 국면이 이어졌지만, 침묵을 지켰다.

북·미 양국이 연일 강온 양면 메시지를 던지면서 벼랑 끝 전술에 나서자, 비핵화·한반도 평화정착 촉진자를 자처한 문 대통령의 입지가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의 '빅딜'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 사이의 묘수였던 '굿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충분히 괜찮은 거래)'의 동력도 한층 약화됐다.

다만 남북연락사무소의 일부 북한 인원이 복귀한 만큼, 문 대통령은 북·미를 잇는 중재 카드에 재시동을 걸 타이밍 찾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원 포인트 남북 정상회담', '대북 특사', '한·미 정상회담' 등이 중재 카드로 꼽힌다.

◆檢수사에 조국 책임론 부상…지지율 변수

내치 악재는 청와대 윗선까지 덮치고 있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신미숙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의 소환 일정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수석실 산하 균형인사비서관실은 비경제부처 인사를 담당하는 곳이다.

향후 청와대 윗선 개입 여부의 연결고리가 드러날 경우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 등으로 검찰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민정수석실도 안전지대는 아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한 7명의 청문회 대상자의 다주택 보유, 논문 표절, 위장전입 의혹 등이 터져 나오면서 '조국 책임론'이 부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 대통령이 "검·경 조직의 명운을 걸라"고 한 버닝썬 사건에는 2017년 7월부터 1년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재직한 윤 총경이 연루됐다.
 

25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YTN 의뢰로 지난 18∼22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25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은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47.1%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내·외치 악재에 시달리는 문 대통령이 이 국면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레임덕(권력누수) 초입으로 가느냐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외치 악재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추가로 하락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YTN 의뢰로 지난 18∼22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25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문 대통령은 지지율은 지난주 대비 2.2%포인트 상승한 47.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부정평가는 2.5%포인트 하락한 47.2%(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였다. 이는 문 대통령이 이른바 '김학의·장자연·버닝썬' 사건에 대한 수사를 전격 지시한 이후 권력기관 개혁을 둘러싼 여권의 선명성이 강화되면서 지지층을 끌어 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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