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도 떨게 하는 감사의견 '한정'은 무엇?

2019-03-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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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이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장이 충격에 빠졌다. 회사가 발행한 채권은 상장폐지를 맞게 됐고,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한 계열사들의 주가는 급락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투자했던 주식투자자와 채권투자자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나항공은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지 않다. 감사의견 '한정'을 받게 되면서 지난 22일부터 이날까지 매매가 정지됐기 때문이다.

감사인이 낼 수 있는 의견 종류에는 적정의견, 한정의견, 부적정의견, 의견거절이 있다.

한정의견은 감사인이 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시행한 결과 회사의 회계가 원칙에 맞지 않거나 감사의견을 내는데 필요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을 때 내는 의견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운용리스 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와 마일리지 이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 지난해 취득한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에 대한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감사의견을 공시하면서 지난해 연결재무제표를 정정공시했다. 회사는 매출액 6조7900억원, 영업이익 886억원, 당기순손실 1050 억원으로 정정했다.  정정 전보다 영업이익은 약 897억원 감소했고,  순손실은 946억원 확대됐다. 연결부채비율은 기존 504.9%에서 625.0%로 120.1%p 상승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에 정보기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시아나IDT는 약 13% 하락했고, 연결재무제표 지분법 대상 회사인 금호산업도 주식 거래 정지 상태다.

채권시장도 아비규환이다. 전일 한국거래소는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2017년 10월 발행한 600억원어치의 채권을 다음 달 8일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다. 아시아나항공의 ABS는 현재까지 약 1조2000억원이 발행됐는데,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조기 지급 사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 ABS 조기 지급 사유 발생시 도래하는 차입금 만기 금액은 약 1조7000억원으로 증가하게 된다"며 "조기 지급이 개시될 경우 ABS 투자자들에게 전액 상환될 때까지 담보한 장래 매출액이 아시아나항공에 유입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도 ​앞으로 재감사 과정에서 이번에 정정공시된 재무제표상 실적보다 비용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재무제표의 신뢰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추후 진행될 과정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조정할 수 있다

그래도 올해부터는 감사의견 한정을 받더라도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부터 비적정 의견을 받더라도 재감사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또 내년 감사의견을 기준으로 상장유지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이번 감사의견은 상장유지 여부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선 회사의 신뢰도가 이미 낮아진 만큼 추가적으로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산 매각과 차입금 상환에 따른 부채 부율 개선으로 회사의 재무 건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다"며 "실적 가시성, 회계 신뢰성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록 미래에셋대우 연구원도 "재무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지는 회사가 ‘적정의견’을 받지 못했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며 "애초에 제시했던 잠정 실적(2019.2.14)과 감사 후 실적(2019.3.22) 간에 괴리가 크고 전기 대비 실적도 크게 악화되었다는 것이 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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