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증시 강세장 속에 중국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잇달아 '소신'있게 투자 의견 하향조정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과거 중국 증권사들은 '매수' 일색 보고서만 쏟아내던 터라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둥팡차이푸(東方財富) 초이스에 따르면 지난 15일 이후 현재까지 중국 증권사들이 하루 평균 4~5개씩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를 발표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중국 증권시보는 26일 보도했다. 올 들어 발표된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는 모두 100여개인데, 이중 절반 가량인 42개가 모두 이달에 발표됐다고도 신문은 전했다.
증권사 중에서도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를 가장 많이 발표한 곳은 국신증권이다. 최근 국신증권은 중국 디스플레이업체 징둥팡(京東方), 쿤룬완웨이(昆侖萬緯) 등 9개 상장사에 대한 투자의견 하향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외에도 자오상증권이 7개, 동북증권 6개, 화타이증권 7개, 궈하이증권 6개, 광다증권 5개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를 내놓았다.
사실 그동안 중국 증권사들은 매수를 권유하는 보고서만 쏟아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증권사들이 소신있게 투자의견 하향조정, 심지어 매도 보고서를 내는 경우까지 생겨났다.
중신증권은 앞서 7일 인민보험그룹(PICC) 주가가 적정가격 대비 두배 이상 높다며 '매도' 등급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7일 종가(12.83위안)보다 한참 낮은 4.71~5.38위안을 목표가로 제시했다.
이어 화타이증권도 8일 중신건설증권 주가가 합리적인 수준보다 과다하게 높다면서 '매도'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중신건설증권에 대한 합리적 주가 수준을 13.86~17.33위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7일 기준 중신건설증권 주가 31.16의 절반 수준이다.
중국 증권사가 매도 보고서를 낸 것은 극히 드문만큼 시장에 파문이 일었다. 실제로 매도 보고서가 발표된 당 중신건설증권 주가는 일일 하한제한폭인 10% 하락했다. 22일까지 11거래일간 중신건설증권 주가는 23% 가까운 낙폭을 기록하며 24.5위안까지 하락한 상태다.
중국 증권당국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이후이만(易會滿)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주석은 지난 15일 증권사들이 매도보고서를 낸 것은 "매우 정상적인 일"이라며 증권사의 매도보고서를 지지하는 발언도 내놓았을 정도다.
이를 두고 당국이 중국 증시 랠리 속도를 늦추려는 신호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올 들어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성분지수 상승폭은 각각 24%, 36%에 달하며 본격적으로 강세장에 진입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시장이 과열양상을 보이며 일부 주가가 실제 가치보다 너무 오른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