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상 앞두고 금융업 개방 강조한 인민은행 총재

2019-03-25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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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전고위층포럼 참석한 이강

"금융업 개방 속도낼것" 강조

"기본적으로 외환시장 개입 안한다"

한정 부총리, 류쿤 재정부장 등도 참석

이강 인민은행 총재. [사진=신화통신]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 총재가 중국 금융업 개방에 더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28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되는 무역협상을 앞두고 중국 지도부가 시장 개혁·개방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  중국 금융서비스업 시장 개방, 위안화 환율 등은 미·중 무역협상의 주요 쟁점이다. 

이 총재는 2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층포럼에서 금융업 개방은 중국에 유리하다며 앞으로 중국 국내외 금융기관들이 중국에서 경쟁을 펼치면서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함으로써 금융시장의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언론들이 25일 보도했다. 
이 총재는 동시에 금융리스크 관리감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금융업 개방 자체가 금융리스크 발생의 근원은 아니지만 개방 과정에서 금융리스크 규제가 더 복잡해 질 수 있는만큼 개방에 걸맞는 금융리스크 예방시스템을 부단히 완비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 총재는 크게 다섯가지 방면에서 금융업 개방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서비스업·금융시장 개방과 위안화 환율 개혁의 균형 ▲진입 전 내국민 대우와 네거티브 리스트 관리방식 도입 ▲금융업 개방 관련 제도·규칙 완비 ▲ 비즈니스 환경 개선 ▲ 금융 관리감독 완비가 그것이다. 

최근 미·중 무역협상에서 환율이 주요 의제가 된 가운데 이 총재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 제도 개혁도 효율적으로 추진 중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인민은행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지 않으며 위안화 환율 변동성이 나날이 강화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환율이 거시경제 안정과 국제수지 균형에서 '자동안정장치'역할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금융시장 개방은 중국과 무역갈등을 빚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줄기차게 요구해 온 시장 개방의 주요 분야 중 하나다. 중국으로선 무역전쟁이라는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금융시장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무역전쟁·경기둔화·부채 급증 등으로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데 어려움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외국 금융기관의 전문적 지식과 자본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로 중국은 무역전쟁 등으로 경기하방 압력이 커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융업 개방에 속도를 내왔다.  최근 스위스 금융사인 UBS에 중국내 증권사 지분 과반수 이상인 51% 보유을 허가받았고, 알리안츠는 외국계 보험사 최초로 중국 내 지주사 설립인가를 받았다. 올초엔 미국 신용평가기관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의 중국 진출도 허용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중국 경제관료들은 올해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세진 가운데 관세 인하, 채권 발행 등을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한정(韓正) 중국 부총리는 "관세를 계속 인하하고 수입을 더 늘릴 것"이라며 "전 세계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개혁과 개방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쿤(劉昆) 중국 재정부 부장은 채권발행에 속도를 내는 등 적극적 재정정책을 통해 내수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올해 최소 2조(약 340조원) 위안 감세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오는 28~29일 베이징에 이어 다음달 3일 워싱턴DC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한다. 지난 1일 미·중 무역전쟁 '90일 휴전' 만료후 열리는 첫 고위급 회담이다. 미·중은 아직 위안화 환율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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