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1월 원내대표 경선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원내지도부의 중점 과제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보수정당 사상 최초로 ‘여성 원내사령탑’에 오른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오는 20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나 원내대표에 대해 “축구에서 공격수는 끊임없이 골대를 두드려야 하고, 야구에서 타자는 계속 타석에 서야하다는 말이 있다”면서 “전략적, 논리적, 위상의 의미 등에 대한 해석은 다양할 수 있지만, 최소한 제1야당의 존재감만큼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나 원내대표는 17대 비례대표 시절 대변인을 지내며 ‘똑부러진 나경원 대변인’의 뜻의 ‘똑나대’라는 별명과 함께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다. 판사 시절부터 단련된 특유의 ‘포커 페이스’로 ‘얼음공주’라는 별명도 이 때 생겼다.
나 원내대표는 취임 초에는 ‘공감형 리더십’으로 ‘들개’라는 별명을 가졌던 전임 김성태 원내대표와의 차별성을 뒀다.
하지만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과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의 돌발변수가 생기면서 대여 투쟁 방식에 변화를 주기 시작했다.
대여 투쟁 과정에서 시행착도 있었지만, 계속 ‘슈팅’을 날리고 ‘타석’에 섰다.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임명 강행을 놓고 벌어졌던 ‘5시간 30분짜리 릴레이 단식 투쟁’과 ‘국회 보이콧’ 사태가 대표적인 시행착오로 꼽힌다.
그런 와중에 지난 1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며 현 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외신을 인용한 발언이라고는 했지만 파장은 거셌다. 여야 원내대표들이 윤리위원회에 회부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정치권에서는 막말 논란 속에서도 이슈 선점과 지지층 결집에 성공한 나 원내대표의 ‘판정승’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더군다나 민주당이 윤리의 제소의 명목으로 30여년 전에 없어진 ‘국가 모독죄’를 걸고 나오면서 승패는 더 기울었다.
이를 놓고 야권 일각에서 ‘나다르크’(나경원과 잔다르크의 합성어)라는 별명을 새로 지어주며 찬사를 쏟아냈다.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 한국당 지지율도 상승곡선을 그리며 민주당과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혀가며 ‘나경원 효과’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여전히 나 원내대표 앞에는 선거제도 개혁안 등 만만치 않은 과제가 쌓여져 있다. 그는 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여야 4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 공조 문제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