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중국 편들기'… '일대일로 반대' EU 비난

2019-03-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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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중국주재 대사 "중국과 협력 '정상적'"

伊 총리, "중국에 트리에스테 항구 내줄 것"

시진핑, 22일 이탈리아 방문...양해각서 체결

 

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이탈리아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지지 선언에 불편한 입장을 표명하자 이탈리아가 중국 편을 들며 EU 비난 공세에 나섰다.

알베르토 브라다니니 전 중국 주재 이탈리아 대사는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를 통해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공식 지지하기로 나서자 독일 등 EU회원국들이 일대일로는 '불공정하다'며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해선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다니니 대사는 이탈리아가 중국의 일대일로 참여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탈리아는 안보동맹보다는 자국 경제를 일으킬 수 있는 실리 외교를 취하겠다고 판단, 이에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EU회원국의 일대일로 반대 의사에 대해서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중국과의 협력은 '논리적'이고 '정상적'인 선택이라는 의견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인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이탈리아가 사회 복지 지출을 늘리기 위해 재정적자 규모를 확대하면서 긴축을 원하는 EU와 마찰을 빚어왔다. 이탈리아는 또 중국과의 무역을 활성화하고, 중국으로부터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일대일로 참여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북동부 트리에스테 항구에 대한 중국의 접근권을 더욱 폭넓게 보장하고 양국 전력공급사 간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EU회원국들은 주요 7개국(G7) 가운데 최초로 일대일로에 참여하려는 이탈리아가 중국의 확장 정책을 위한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며 일대일로 참여 의사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쳤다. 트리에스테 항구는 슬로베니아와 마주하고 있고, 크로아티아와도 지척에 있어 중부 유럽과 동유럽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알려져 있다.

브라다니니 대사는 "일대일로 참여 반대 입장을 보이는 서방국가들은 아마 미국에 잘 보이기 위해 일대일로의 참여를 반대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 EU 등 서방에서 제기된 이탈리아가 중국의 확장 정책을 위한 '트로이 목마'가 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 이탈리아는 오로지 국가 이익을 위해 실리를 추구하겠다고 밝혔다. 

SCMP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이탈리아를 방문할 예정이며, 이탈리아 정부는 중국의 일대일로를 지지하는 양해각서(MOU)를 공식 체결할 예정이다.

이 양해각서는 에너지, 인프라, 항공,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추구하는 내용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해 중국과 MOU를 체결한 국가·지멱 및 국제 단체는 152개지만 G7 회원국 중에서는 일대일로를 지지한 국가는 아직 전무한 상태다.

앞서 중국은 영국·프랑스 등 다른 G7 국가들과 일대일로 MOU를 체결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했지만 일방적인 프로젝트가 돼서는 안 된다는 등의 이유로 성사되지 않았다. 특히 일각에서는 중국의 일대일로가 국제기준과 투명성, 법치, 지속가능한 재정 지원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데다 중국이 지정학적 영향력 행사의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의구심도 내비치고 있다. 

게다가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로 통가·말레이시아·캄보디아·스리랑카 등 국가들이 막대한 부채에 시달리자 미국과 유럽에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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