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사 수키컴퍼니의 변숙희 대표는 7일 디큐브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 기자간담회에서 스태프와 배우들에게 진심을 다해 고마움을 전했다. 수십억의 투자 사기라는 큰 암초를 똘똘 뭉쳐 이겨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고개 숙였다.
지난 1일 개막한 ‘여명의 눈동자’는 추운 겨울을 보냈다. 수십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제때 지급받지 못하며 공연 개막일은 당초 2월7일에서 3주가량이나 연기됐다.
주어진 제작비로 관객들에게 최고의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제작비 여건상 녹음(MR) 반주가 사용됐지만, 배우들은 혼신의 힘을 다한 노래로 이를 채웠다.
무대 역시 당초 구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패션쇼 ‘런웨이’처럼 좁혀 긴 무대를 제작했고 양 쪽 옆에는 약 300여석의 무대석을 만들었다. 무대석의 이름은 나비석.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고통에서 해방 돼 ‘나비’처럼 자유롭게 날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변숙희 대표는 “ ‘여명의 눈동자’는 아픈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나비석을 만든 이유는 관객들과 아픈 역사를 함께 하기 위함이다. 제작비 때문만이 아니라 관객과 같이 호흡하고 싶었다. 배우들의 모습을 눈앞에서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여명의 눈동자'는 1991년 방송된 동명 MBC 드라마를 무대에 옮긴 작품이다. 방영 당시 최고 시청률 58.4%를 기록했던 화제작이다. 또한 드라마 역사상 최초로 일본군 ‘위안부’와 제주 4.3을 다뤘다.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주는 울림은 깊다. 변숙희 대표는 “위안부 문제, 생체 실험, 제주 4.3 사건을 모두 다룬 작품은 ‘여명의 눈동자’가 최초라고 생각한다. 의미가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노우성 연출 등과 함께 고심해서 만들었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극 중 장하림 역을 맡은 테이는 “노우성 연출님께서 작품을 만드신다는 말을 듣고 기대감이 컸다. 음악이 너무 멋있다. 음악으로 감정들을 풀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