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진에어를 비롯한 한진그룹 6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에서 물러난다. 기존 7곳의 사내이사를 겸직하던 조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의 사내이사직만 맡을 계획이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이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을 제외한 나머지 계열사의 겸직을 연내 해소할 계획”이라며 “핵심 계열사 업무에 집중해 한진그룹 재도약을 선도하기 위함”이라고 5일 밝혔다.
현재 조 회장은 한진칼, 한진, 대한항공, 진에어, 정석기업, 한진정보통신, 한진관광 등 7개사의 등기이사를 맡고 있는데 이를 3곳으로 줄이겠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한국공항, 칼호텔 네트워크 비등기이사에서도 물러나기로 했다.
조 회장이 손을 떼는 계열사 중 상장사는 진에어가 유일하다. 진에어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조 회장과 오문권 재무본부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약 1년만에 진에어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게 된다. 조 회장은 앞서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오른 바 있다.
업계에선 조 회장의 진에어 사내이사 사임이 항공사업 제도개선안에 발맞추기 위한 선제적 조치인 것으로 해석한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내놓은 항공사업 개선안에서 두 개 이상의 항공사의 등기이사를 겸직하는 것을 금지시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 회장이 등기이사 사임으로 진에어에 대한 제재가 머지않아 해제될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진에어는 조현민 전무의 외국인 등기이사 선임과 관련해 국토부로부터 신규취항 및 기재도입을 제한하는 제재를 받았다. 국토부는 진에어의 제재를 결정하면서 경영문화 정상화 정도를 평가해 제재 해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오는 27일 열리는 주총에서 조 회장의 등기이사 재선임을 추진한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글로벌 경기 전망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의 성공적 서울 개최 등 대한항공의 주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절대안전체제 유지 및 안정 경영을 통한 회사 가치 제고를 위해서는 항공전문가인 조양호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이사회는 “항공·운송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조 회장의 항공 전문가로서의 식견은 대한항공 뿐 아니라 한진그룹의 주주가치 극대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연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